기아 해외사업 명암…호주선 '수출확대 예상' 인도네시아선 '국민차 흔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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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기아의 해외사업에 명암 (明暗) 이 교차하고 있다.

주요 해외시장중 하나인 호주에서는 기아의 법정관리와 관계없이 기아차를 계속 수입키로 했다.

반면 기아가 참여하고있는 인도네시아 국민차사업은 기아의 후원자였던 수하르토 대통령의 아들이 손을 뗌으로써 일부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따라 인도네시아 국민차사업은 기아의 노력외에 정부차원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호주 시드니무역관 보고를 통해 "기아자동차 수입업체인 기아 오스트레일리아가 향후 2년간 신차위주로 기아자동차 수입물량을 확대할 것" 이라고 전했다.

기아오스트레일리아는 일본의 이토추상사가 1백% 출자해 만든 현지 판매회사. 이토추는 기아자동차 지분도 2% 갖고있다.

이 회사는 최근 도쿄 (東京) 모터쇼에서 선보인 기아의 '뉴멘토' , '카니발' 등을 내년부터 호주에 수입.판매할 방침이다.

또 미국 포드가 OEM (주문자상표부착방식) 으로 팔고있는 페스티바 (프라이드) 의 호주판매를 99년부터 중단키로함에 따라 이토추가 이를 기아 브랜드인 프라이드로 수입.판매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부도유예 이후 해외수출에 큰 애로를 겪어온 기아로서는 희소식이 아닐수 없다.

한편 인도네시아 정부는 최근 국제통화기금 (IMF) 으로부터 2백30억 달러의 차관을 지원받는 대신 국민차사업의 최대주주인 TPN (티모르 푸트라 나시오날) 사 사장이자 수하르토 대통령의 3남 후토모가 국민차사업에서 손을 떼게 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이는 국민차사업의 지분 30%를 갖고 있는 기아측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있다.

이와관련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는 최근 인도네시아 국민차사업을 노리고 현지정부를 대상으로 치열한 로비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기아는 김선홍 (金善弘) 전 회장이 인도네시아로 건너가 현지정부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협력관계 유지를 당부키로 했다.

또 그룹 경영진도 1일 사장단회의에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한 긴급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기아측은 "인도네시아의 통키 통산부장관이 이번 조치와 상관없이 국민차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고 있어 별문제는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국익이 걸린 문제인만큼 정부가 적극 나서야한다" 는 지적이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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