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부총리 경제 전망, 점점 먹구름 속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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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활성화되면 내년에는 6%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6월 10일 기자간담회)

"내년 성장률은 올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5% 정도로 본다."(6월 25일 정례 브리핑)

이헌재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경기 전망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지금까지 경기를 지탱해온 수출은 힘이 빠지고 있는데 내수 회복은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 부총리는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올해 성장률을 5.3~5.5%로 예상해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내용에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내수 회복이 확실하지 않고, 건설 투자는 조금 더 감소할 수도 있다는 진단이다. 중소기업의 설비투자가 살아나고 있는 게 그나마 위안이다.

이런 우려는 내년 경제전망으로 이어진다. 이 부총리는 "내년에는 올해와 같은 수출 성장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건설경기도 걱정이다. 그는 "건설 수요는 올 4분기부터 내년에 걸쳐 전반적으로 가라앉을 것"이라며 "건설투자의 급감을 막는 것이 관건"이라고 했다.

유보적이고 조심스러운 발언 가운데 이 부총리가 이날 단정적으로 말한 대목은 여름까지는 물가가 계속 오른다는 것이다. 그는 "7월에는 틀림없이 소비자 물가가 4%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이동통신 요금을 내리고 도시가스 요금도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수요가 왕성하지 못해 원자재 가격 상승이 생산자 물가에 상당히 반영됐는데 아직 소비자 물가에는 반영되지 않지만 언젠가는 그 부담이 소비자 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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