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그룹 화의등 신청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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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해태그룹은 지난달 31일 밤 채권은행단으로부터 더 이상 자금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받고 그룹재무팀이 밤새 화의신청과 관련한 서류를 마련했다.

특히 지난달말 조흥은행등 채권은행단이 약속한 1천억원 규모의 긴급자금 지원이 지지부진해지면서 그룹측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왔다는 것. 박건배 (朴健培) 회장은 1일 오전 정기주 (程己柱) 종합조정실장등 핵심경영진과 대책회의를 열고 화의및 법정관리 신청에 따른 향후대책을 숙의한뒤 곧바로 채권은행단의 경영진들을 만나 화의조건등을 협의하는등 그룹회생에 안간힘.

…상당수의 부서장급 간부들은 "그동안 상여금도 반납한채 회사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왔는데 결국 법적 절차를 밟게 됐다" 며 허탈한 표정. 일부 직원들은 "사력 (社歷) 50년이 넘는 해태가 일순간에 무너지기야 하겠느냐" 며 자위했다.

…한때 매각대상으로 떠올랐던 해태타이거즈 야구단은 한국시리즈에서 아홉차례나 우승해 명문구단의 입지를 다졌다는 점이 고려돼 정리대상 계열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또 광고사인 코래드는 외주 제작비율이 높고 자금면에서도 문제가 없어 처리대상에서 제외됐다는게 그룹측의 설명.

…채권은행들은 1일 해태그룹의 화의신청과 관련, "해태가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성실히 이행한다면 회생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며 일단 화의에 긍정적인 반응. 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은 은행들의 협조융자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종합금융사의 자금 회수도 잇따라 해태가 결국 화의신청을 했지만 채권.채무 동결상태에서 정상화의 길을 걸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조흥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일부 채권은행들이 더이상 해태에 추가로 자금 지원을 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정부측에 통보해 해태의 화의신청이 예상됐다" 며 아쉬워하기도.

…그동안 해태의 부도를 막기 위해 종금사들에 여신 회수 자제를 직.간접으로 종용해온 재경원은 금융기관들의 비협조로 결국 화의.법정관리라는 해법으로 결정되자 아쉬워하면서도 해태그룹이 제과등 화의를 신청한 주력사들을 중심으로 간판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

…해태유통에 대한 화의신청에 따라 서울강동구명일동 해태백화점은 1일부터 '당분간 휴업' 에 들어갔다.

해태유통측은 "향후 처리방침이 결정나는대로 거래처와의 협의를 거쳐 정상영업 시기를 정하겠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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