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자 거주 돕는 ‘특별한 건물’ 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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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첨단과학산업단지에 자리한 ㈜룩스노바의 임건호(50) 전무는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외국인 회사를 다니다 최근 광주로 자리를 옮겼다.

국내·외 과학기술자를 위한 기반시설로 광주 첨단과학산업단지에 들어선 광주과학기술교류협력센터에서 직원들이 회의실을 점검하고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그가 광주로 내려오기까지는 회사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 컸지만, 회사 측이 마련해 준 숙소도 큰 작용을 했다. 단순한 주거기능을 넘어 산(産)·학(學)·연(硏) 교류의 장으로 기술 동향과 투자 정보를 얻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가 입주한 곳은 광주과학기술교류협력센터 안 장기임대 숙소다.

국내·외 과학기술자를 위한 이색 기반시설이 광주 첨단과학산업단지에 들어섰다.

광주시는 북구 대촌동 광주테크노파크 안 3만3058㎡에 과학기술교류협력센터를 지어 2일부터 시험가동 중이다. 사업비로 교육과학기술부의 지방과학연구단지 육성 사업비 120억원을 지원받고 시비 90억원을 더했다.

센터는 다음달 초 개관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13층짜리 주·상 복합건물=광주과학기술교류협력센터는 지하 1층, 지상 12층, 건축연면적 1만1054㎡ 규모다. 주요 시설로 숙소(40개)와 게스트 룸(24실), 대연회장, 회의실(4실), 헬스장, 골프연습장 등을 갖췄다.

장기 임대하는 숙소의 경우 면적 33㎡·66㎡·99㎡형 등 3종류다. 크기에 따라 보증금 300만~700만원과 월 임대료 30만~50만원이다. 숙소 중 5개는 별도의 귀빈실로 운영한다. 광주시를 비롯해 첨단과학산업단지 입주업체와 기관·단체가 국내·외 투자자 같은 귀한 손님을 맞이할 때 활용할 수 있다.

게스트 룸은 32㎡·64㎡형 등 두 종류이고, 하루 이용료가 각각 5만원과 8만원으로 아주 싸다. 대연회장은 450명을 수용할 수 있다. 4개가 있는 회의실은 각각 13~120명이 이용할 수 있다.

1층 현관에 들어서면 호텔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등 고급스럽게 꾸몄다. 안내 데스크의 여직원이 미소로 맞고, 긴 안락 의자에 앉아 상담하는 입주자들도 보인다. 1층엔 식당·은행·편의점이 있다. 사우나·헬스클럽·골프연습장도 갖춰 건물 내에서 일상생활의 상당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

광주과학기술협력센터의 김재수 경영기획실장은 “과학기술자들의 지방 거주를 돕기 위해 정부지원금으로 지은 최초의 복합 문화공간”이라며 “사용료가 주변 아파트·상가의 70~80% 수준이며, 첨단과학산업단지 입주업체들의 이용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숙소 등은 광주 첨단과학산업단지 입주업체 관계자들에게 우선적으로 임대된다. 062-609-0333

◆과학기술자들 유치 기대=광주 첨단과학산업단지엔 광(光)산업 집적화 단지, LED(발광다이오드) 밸리 등이 자리해 300여 업체가 입주해 있다. 또 광주과학기술원·한국광기술원·광산업진흥회· 광주디자인센터·광주테크노파크·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광통신연구센터 같은 연구·지원 기관·단체가 들어서 있다.

광주과학기술교류협력센터는 이들 산·학·연의 정보교류를 활성화하고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이끌게 한다는 취지로 세워졌다. 회의실·연회장 등을 이용해 세미나나 간담회 등을 수시로 열고 국내·외 투자자들이 머물면서 사업장도 돌아보게 하기 위해 첨단과학산업단지 한 가운데 센터를 세웠다.

LED제품 생산업체인 나이넥스㈜의 김모(31) 대리는 “경기도 평택에 있는 본사의 간부들이나 외국의 바이어가 올 때 편리하게 센터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센터의 숙소 1실을 임대받아 사택으로 쓰고 있다.

김덕유 광주과학기술교류협력센터 본부장은 “다양한 운영프로그램으로 산·학·연 교류를 활성화해 첨단과학산업단지가 서남권의 중추적인 연구개발 거점으로 발전하는 데 한 몫 하겠다”고 말했다.

천창환 기자, 사진=프리랜서 오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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