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이상훈 '연봉 대결'…성적도 막상막하 자존심 싸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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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이상훈 (LG) 인가, 이종범 (해태) 인가.

한국시리즈에서 격돌, 천국과 지옥으로 갈라선 '야구 천재' 이종범과 '철벽 마무리' 이상훈이 최고 연봉자가 되기 위해 다시 한번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액수는 오히려 뒷전, 그들이 노리는건 '국내에서 가장 비싼 선수' 라는 비공식 타이틀이다.

올해 이들은 둘다 연봉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올해 1억1천만원을 받은 이종범은 사상 두번째로 한시즌 30 - 30을 돌파했고, 1억8백만원의 이상훈은 한시즌 최다세이브포인트 신기록 (47포인트) 을 수립,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고 MVP에도 오른 이종범이 포스트시즌에 부진했던 이상훈보다 연봉협상때 유리한 입장이다.

그러나 93년 입단때부터 이종범의 발목을 잡았던 '해태 환율' 이 다시 한번 이종범을 괴롭힐 전망이다.

더욱이 모기업이 부도위기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해태가 이종범의 요구를 충분히 들어줄지도 의문이다.

반면 이상훈은 상대적으로 넉넉한 구단의 지원을 받는다.

또 LG는 올해도 김용수에게 1억2천2백만원을 지급해 최고액 연봉선수를 보유했던 팀. 스타 키우기에 후한 LG가 이상훈에게 '최고액연봉선수 타이틀' 을 물려줄 명분과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상훈과 이종범은 93년 입단동기. 그해 투타 최고의 신인으로 인정받았지만 지명한 구단이 달라 그들의 입단계약금은 엄청난 차이를 보였다.

'스타키우기' 에 나선 LG가 계약금 1억8천8백만원에 연봉 1천2백만원으로 합계 2억원을 시원스럽게 제시한 반면 이종범은 눈물을 머금고 계약금 7천만원에 입단도장을 찍어야 했다.

한편 이들 외에 김용수 (LG)·이대진 (해태)·양준혁 (삼성) 등 스타플레이어들도 최고액 연봉을 노려볼만한 선수들로 꼽히고 있다.

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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