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받은 장인태 전 차관 영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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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부길(53·구속)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박연차(67·구속) 태광실업 회장 측근의 부탁을 받고 국세청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사를 접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관계자는 24일 “국세청이 태광실업의 탈세를 검찰에 고발할지를 파악해 보기 위해 추 전 비서관이 유력 인사에게 통화를 한 것으로 드러나 경위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 유력인사가 현 정부와 깊숙이 관계돼 있는 인물로 보고 통화 내역 등을 확인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추 전 비서관은 지난해 9월 1일 박 회장의 측근인 정승영(59) 휴켐스 대표로부터 “탈세 혐의로 검찰에 고발되지 않게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어 8일 뒤에 정씨로부터 2억원을 받았다. 추 전 비서관이 유력 인사와 통화를 한 것은 돈 받기 수일 전인 것으로 조사됐다.

추 전 비서관 측은 “세무 조사와 관련해 누군가에게 전화 통화를 한 것은 사실이나 어떻게 처리될지를 알아봐 달라 정도의 얘기만 했을 뿐 고발을 막으려 했던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중수부는 이날 박 회장으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1억원 이상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이광재(44) 민주당 의원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장인태(58) 전 행정자치부 2차관에 대해서도 5억원 이상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사팀은 박 회장의 돈을 장 전 차관에게 전달한 김태웅(63) 전 김해군수를 체포해 조사했다. 검찰은 전날 체포한 박정규(61)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해 “박 회장으로부터 50만원권 백화점 상품권 200장(1억원어치)을 받아 대부분 물품 구입에 쓴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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