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모험기업]27.인터링크 시스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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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벤처기업의 생명은 기술이다.

하지만 기술만으로는 적자생존의 비즈니스 현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영업능력 또한 기술 못지않게 중요한 요인이다.

이런 점에서 통신 네트워크 장비를 개발, 생산하는 인터링크 시스템 (대표 李明根.40) 은 '자신있는 기술' 과 '마케팅' 능력을 결합, 세계시장 개척에 땀을 쏟는 중견 모험기업이다.

인터링크시스템의 주 생산품목은 근거리통신망 (LAN) 구축시 메인컴퓨터와 이에 물려있는 개인용컴퓨터 (PC) 를 연결하는 에뮬레이터등 통신장비. 여기에다 최근 초고속정보통신망 접속을 위한 ATM (비동기전송방식) 카드등 부가가치 높은 장비들을 잇따라 선보였다.

대부분 국내 최초 또는 최고 (最高) 제품으로 90년대 초반까지 한국시장을 휩쓸던 외국제품과 겨뤄 뒤지지않으면서 회사성장 원동력이 됐다.

지난 89년 당시 제일정밀 연구소에 근무하던 李사장은 동료 3명과 함께 회사를 설립했다.

당시만해도 에뮬레이터등은 대부분 수입해 쓰던 시대. 악착스런 이들의 열정은 92년 마침내 결실을 맺어 국산 장비시대를 열었다.

이때만해도 탄탄대로인듯 했다.

하지만 1년도 못가 회사는 어려움에 빠졌다.

"연간매출 30억원을 넘자 인사.조직.자금관리에 문제가 생기더군요. 그래서 뼈를 깎는 심정으로 직원을 감원하는등 축소경영에 들어갔습니다.

" 전자공학과 출신인 李사장은 당시의 위기가 자신의 경영능력부족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새롭게 경영공부를 했다.

전문서적을 읽고 선배 경영인들로부터 조언을 들었다.

그래서 터득한 것이 관리축소.영업강화. 1년간 시행착오 (試行錯誤) 를 거친 끝에 영업력을 강화했다.

관리부서 인원들은 자발적으로 영업일선에서 뛰었다.

그 결과 회사는 93년 이후 다시 안정기조를 되찾았다.

"마케팅이 결합되지 않은 기술은 쓸모없는 것이란 사실을 배운 셈이죠. " 회사는 지난 7월 코스닥증권에 등록하는등 그동안 뿌린 씨를 거두기 시작했다.

인터링크시스템은 이제 눈을 해외로 돌리고 있다.

최근 대만에 ATM카드를 수출키로 하면서 물꼬를 텄다.

이미 미국 달라스에 마케팅 법인 '셀링크' 사도 설립, 미국시장 진출을 추진중이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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