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대구은행도 경영진 인센티브 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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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신한금융지주에 이어 KB금융지주와 대구은행도 경영진에 지급하기로 한 인센티브를 반납하거나 철회키로 했다. 경제위기를 맞아 신입사원의 초임을 삭감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는 가운데 은행 경영진이 과도한 보상을 받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는 올해 경영진에 부여될 성과연동주식(스톡그랜트)을 모두 반납하겠다고 23일 밝혔다. 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사고 일정 시점이 지난 뒤에 팔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스톡옵션과 달리 스톡그랜트는 회사가 주식을 사들여 임직원에게 주는 제도다. KB지주는 일단 27일 열리는 주총에서 이사들에게 줄 성과연동주식의 한도를 25만 주로 정할 예정이다. KB지주 김승재 홍보부장은 “이번 주총에서 한도를 부여하고 개인별로 받을 3년치 성과연동주식 수를 정하되 이 중 올해분을 반납하는 것”이라며 “내년과 2011년에 부여되는 것도 미리 정한 장기성과 목표를 달성해야만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은행은 25일 주총에서 하춘수 행장에게 스톡옵션 13만 주를 부여하려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긴급 이사회를 열고 의안 자체를 철회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이달 말 열리는 주총에서 경영진에 스톡옵션을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 하나금융은 스톡옵션 대신 성과에 따라 현금을 지급하는 ‘장기성과 연동 현금 보상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지난 12일 이사회에서 본부장급 이상 임원에게 49만 주의 스톡옵션을 주기로 한 외환은행도 이를 반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7일 주총에서 107명의 임직원에게 61만여 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한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22일 긴급 임원회의를 하고 이를 반납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도 은행 경영진이 과도한 인센티브를 받는 것을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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