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 컷]SBS드라마 '미스&미스터' 도중하차 속사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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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저녁7시대의 가족용 시트콤을 표방하며 지난달말 대대적인 출연진 교체를 단행했던 SBS드라마 '미스&미스터' 가 갑자기 도중하차 했다.

'미스&미스터' 가 극 중단을 알리는 자막조차 없이 15일 85회를 마지막으로 갑작스레 중단된 이유는 갑작스러운 프로그램 편성변경에 반발한 출연진들의 출연거부 때문. 일요일이었던 12일 그 주 3회분의 녹화를 끝낸 출연자들이 주5회 방영되던 드라마가 가을개편이후 주1회 방영으로 변경됐다는 SBS측의 통보에 반발, 13일로 예정된 나머지 2회분 녹화를 거부한 것이다.

시청률이 낮은 프로그램의 대부분이 개편때마다 이러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방영 지속 여부가 결정되고, 연기자들은 달라진 출연조건에도 울며겨자먹기로 출연을 계속하는 현실에 비해 이번 '미스&미스터' 연기자들의 집단 출연거부는 이례적인 경우. 9월말 김원희.박철.최종원.홍진희등 스타급 연기자로 출연진을 대폭 교체하면서 6개월간 주5일 방영을 출연조건으로 내걸었음에도 불구, 방영 3주만에 주1회 방영으로 돌아서자 출연료.스케줄의 혼란등에 불만을 품은 연기자들이 출연 거부라는 극단적인 대응을 택한 것이다.

이 드라마에 출연하던 한 연기자는 이에 대해 “한 드라마가 안정적으로 정착되려면 최소한 2~3개월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SBS측은 방영 3주만에 드라마의 성패를 결정하려고 한다” 며 “출연 결정 당시에 제시한 조건을 3주만에 일방적으로 뒤집는 것은 연기자와 시청자의 권리를 무시하는 방송사의 횡포” 라고 주장한다.

한편, SBS 편성담당자는 “3주간이나 지켜봤지만 시청률 경쟁에서 여전히 뒤져 주1회로 집중편성하려 했으나 연기자 반발마저 심해 이번 개편에서 제외했다” 고 말했다.

짧은 시간내에 빠른 시청률 상승을 기대하는 방송사의 입장과 꾸준한 방영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겠다는 연출자.연기자의 입장은 언제나 평행선을 그릴 수밖에 없는 것일까.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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