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의사협회 주최 한의학학술대회…양생론 응용 비만 고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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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나무가 병이 들면 서양의학에서는 병든 가지를 쳐내거나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을 알아 약을 주입한다.

반면 한의학에선 나무의 자생력을 북돋아 스스로 병을 이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며 건강을 유지토록 하는 양생론 (養生論) 이 그것. 지난 18일 열린 대한한의사협회 주최 한의학학술대회에선 질병의 예방과 건강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양생의학, 그리고 요통의 한방치료법인 추나의 과학적 접근이 눈길을 끌었다.

학술대회의 주요논문을 소개한다.

◇ 비만의 양생치료 = 비만은 모든 성인병의 주요 원인. 한의학적으로는 체질을 고려하지 않고 식생활과 생활습관등 양생에 실패했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경희대한방병원 재활의학과 신현대 (申鉉大) 교수가 비만한 사람 2백9명을 분석한 결과도 이같은 사실을 반증한다.

비만한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을때 59%가 먹는 것으로 해소했고, 식사시간은 10분이내 33%, 20분 이내 41%로 폭식경향이 높았다.

또 포만감을 느낄 때까지 식사하는 경우가 65%, 간식을 하는 이도 89%에 이르렀다.

이들은 특히 39%가 자율신경실조증, 30%가 신경증, 24%는 심신증을 나타내 정신적으로도 건강하지 못함을 드러냈다.

한방의 비만요법은 체질에 맞는 섭생과 식생활을 하면서 이침 (耳針) 이나 냉온욕.부황.기공.약물요법을 병행하는 것. 이침은 귀에 5개정도의 침을 계속 부착하는 것으로 식욕억제와 대사를 활성화시킨다.

냉온욕은 섭씨16도의 냉탕과 42도 온탕을 1분씩 5~6회 반복하는 것. 申교수는 "한의학에서 비만치료는 인체 오장육부의 허실을 판별, 균형을 잡아주는 것" 이라며 "약물로는 폐를 맑게하고 간의 불길을 잡아주는 청폐사간탕이나 소화기능의 조화를 돕는 태음조위탕등이 처방된다" 고 말했다.

◇ 추나의 치료효과 = 추나요법은 2천7백년전 중국의 건강체조인 도인안교술에서 발전한 전통적인 요통치료법. 손으로 뼈를 밀고 (推) 당겨 (拿) 주므로서 비뚤어지거나 뒤틀린 근육.골반뼈의 이상을 바로 잡아주는 것인데 완치율이 높은 요통치료법임이 학술대회를 통해 밝혀졌다.

자생한의원 신준식 (申俊植) 원장이 조사전문기관인 코리아리서치에 의뢰, 3년전부터 지금까지 추나요법으로 치료한 요통환자 1백19명을 무작위로 조사한 결과 치료기간이 3개월 이내 호전된 경우가 27.7%, 4~6개월 45.4%, 7개월 이상 걸린 경우가 27%였다.

이중 요통이 재발한 경우는 15명 (12.6%) 으로 13명이 40대이하. 이는 재발환자들이 활동량이 많은 세대임을 감안할 때 운동과 자세를 소홀히 하는등 자기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申원장은 주1회 추나교정과 함께 증상별로 3단계로 나누어 약물을 복용토록 하는 치료법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약물로는 허리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면서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것과 디스크를 위축시켜 부기를 가라앉히는 양근탕등이 처방됐다.

申원장은 "요통은 척추마디에서 쿠션역할을 하는 추간판이 탈출한 것으로 수술은 이 추간판이 파열된 5%정도에서만 필요하다" 며 "추나요법은 척추뼈를 늘려 추간판의 위치를 돌려주고 신경통로를 넓혀 신경압박을 풀어주는 것이 원리" 라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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