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우툴두툴 피부 벗기니 멋진 청년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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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옴두꺼비 장가간 이야기
박영만 원작, 이미애 엮음, 김세현 그림
사파리, 40쪽, 9800원

따뜻한 사랑과 지혜로운 눈으로 세상을 보면 복을 받는다는 교훈을 구수하게 풀어냈다.

아이를 기다리던 가난한 부부 사이에서 울퉁불퉁 거친 피부에 흉측한 외모의 옴두꺼비가 태어난다. 부부는 깜짝 놀랐지만 옴두꺼비를 사랑으로 기른다. 혼기가 찬 두꺼비는 갑자기 “좌수 영감의 딸과 결혼하고 싶다”고 조른다. 옴두꺼비가 양반집 딸과 결혼할 수 있을까. 아버지는 “죽든 살든 말이나 해 보자”는 심정으로 좌수 영감을 찾아간다. 영감은 버럭 소리지르며 화 낼 줄 알았지만 “생각해보겠다”며 딸들에게 사연을 전한다. 지혜로운 좌수 영감은 옴두꺼비가 예사롭지 않은 인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옴두꺼비에게 시집 갈 수 없다며 길길이 날뛰는 첫째, 둘째 딸과 달리 막내딸은 옴두꺼비와 혼인하기로 결심한다. 신방에 든 옴두꺼비 신랑은 신부에게 “등가죽을 쭉 베어달라”고 부탁하고 우툴두툴한 가죽 속에서 귀티 나는 청년이 나타난다. 그는 산신을 부려 사슴을 백 마리나 사냥하는 놀라운 능력을 보인다. 징그럽고 볼품없는 겉모습에 상관없이 사랑과 믿음을 줬던 부부와 막내딸은 옴두꺼비와 하늘로 훨훨 날아오른다. 독립운동가 박영만의 『조선전래동화집』(1940)을 원작으로 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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