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포옹할 때 등 함부로 두드리지 마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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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왜 그녀는 다리를 꼬았을까
토이냐 레이맨 지음, 박지숙 옮김,
21세기북스, 400쪽, 1만3000원

2008년 힐러리 클린턴이 대선 후보 출마 선언 연설을 마쳤을 때, 남편 빌 클린턴은 아내를 가볍게 포옹하고 그녀의 등을 가볍게 세 번 툭툭 두드렸다. 이 책의 지은이 클린턴 부부의 이 행동은 “우리는 부부라기보다 친구”라고 말하는 것과 같았다고 분석한다. “친근하고 편해 보이긴 했지만 사랑이 넘치는 부부의 모습은 아니다”는 얘기다.

지은이는 신체 언어 전문가다. “사람 간의 의사통의 93%가 비언어적인 표현으로 이뤄진다”고 강조하는 그는 “신체 언어를 잘 알아듣고 활용을 잘하면 의사소통의 달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이 책엔 악수·미소·타인과의 거리·포옹·목소리·동공크기·손가락질 등 다양한 몸동작의 의미가 세세하게 풀이돼 있다. 이를테면 ‘가볍게 등을 두드리는 행동’은 마음에 큰 위로를 주는 행동이다. 그러나 정치가들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그들은 유권자들과 친근하게 보이고 싶어 등을 잘 두드리지만, 이런 접촉을 싫어하는 여성 유권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머리를 끄덕이는 행위는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대화를 하고 있을 때 머리를 끄덕이면 상대와 신뢰감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혼자 있을 때도 고개를 끄덕이는 게 좋다고 한다. 스스로에게 믿음과 자신감을 키워주는 효과를 낸다.

기업의 트레이닝 코치로 활약해온 지은이는 ‘잘못된 악수법 12가지’를 비롯, 좋은 첫인상 만들기 등 직장인이 알아두면 좋을 신체 언어를 시시콜콜 소개했다. 이성을 유혹하는데 쓰는 낯뜨거운 방법은 얼마나 활용할 수 있을지 미지수지만, 사랑이 시들하거나 외도를 할 때 보이는 행동 등 남자와 여자의 ‘신호’ 를 설명한 대목은 제법 설득력 있게 들리기도 한다. 원제 『The Power of Body Language』.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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