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파 홍성유 고희기념집 2권 펴내…70평생의 삶과 문학과 취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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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늘 맛과 멋을 찾아 헤매는 보헤미안.

그를 따르는 후학들로부터 '우리의 영원한 보스' 로 일컬어지는 백파 (伯坡) 홍성유씨도 세월을 뛰어 넘지는 못하는지 검은 머리 하얀 파뿌리되어 고희 (古稀) 를 맞았다.

57년 장편 '비극은 없다' 로 문단에 첫발을 딛은 후 '후조의 귀로' , '인생극장 (장군의 아들)' 등의 소설과 함께 식도락과 관련된 수많은 기행문과 안내문으로 많은 이의 마음과 입을 맛깔나게 당겨온 백파는 칠순을 맞아 최근 두 권의 책을 함께 발간했다.

40년 작가생활에 지금도 소설가협회 회장과 대한민국예술원 문학분과 회장, 맛과 멋을 생각하는 다담회 회장등 잔뜩 명함을 짊어지고 있으면서도 그는 모든 것을 공 (空) 으로 돌리고 싶은지 수상집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 (삼문 刊)' 를 펴냈다. 그동안 신문과 잡지등에 기고했던 글을 모아 엮은 '아무것도…' 에는 "젊어서 읽자" 는 다소 훈계조의 이야기는 물론이거니와 어떻게 식도락 기행을 시작했으며 왜 낚시와 야구등을 그토록 좋아하는지등 백파의 삶과 취미등이 진솔하게 들어 있다.

하지만 백파를 아는 사람들은 그의 삶을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 로 봐줄 수가 없었는지 '내 마음 속의 백파' 를 주제로 '고희 언덕 위에서 (삼문 刊)' 를 엮어냈다.

함께 글을 써온 문인들을 비롯, 각계각층 79인의 눈에 비친 백파는 '따뜻하고 자상한 신사 (강계순.시인)' 이며 동시에 '야행성의 의기남아 (김양수.문학평론가)' 이기도 한 '우리 시대의 거목 (박양호.소설가)' 이다.

양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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