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업체 중동수출 차질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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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시민단체 대표들이 부산의료원에 설치된 고 김선일씨 빈소에 꽃을 놓고 있다. 송봉근 기자

김선일씨 피살과 한국군 추가파병 문제 등으로 중동지역에서 한국인 철수령이 내려지는 등 활동이 위축되면서 부산지역 수출업체들도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올들어 이라크에 버스 180여대를 수출하는 등 매달 두바이와 쿠웨이트 등 중동지역에 100여대씩의 버스를 수출하는 대우버스㈜는 이번 사태로 중동지역 영업활동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나섰다.

대우버스 관계자는 "중동쪽 바이어를 통해 수출물량을 처리하고 있으나 직원들이 직접 나서는 중동쪽 영업활동은 축소할 수밖에 없다"며 "중동정세 불안정이 장기화될 경우 수출물량 감소와 거래 위축 등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요르단과 쿠웨이트 등지로 중고 자동차를 수출하는 태종트레아나 요르단 등을 통해 이라크로 우회수출을 하고 있는 넥센타이어도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며 해외 영업활동을 줄여나가기로 했다.

신발창용 폴리우레탄을 수출하는 동성화학의 경우 외환위기 당시 끊겼던 중동지역 수출선을 회복하기 위해 최근 시장개척을 모색하던 중 이번 사태가 발생해 당분간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신발용 접착제를 수출하는 동성NSC도 지난 3월 KOTRA 부산무역관에서 주관한 중동신발시장 개척단에 참가하는 등 중동시장 수출선 확대를 추진해왔으나 이번 사태로 다시 중동지역 수출선이 위축될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KOTRA는 한국 소비재 수출시장 확대를 위해 23일부터 27일까지 요르단 암만에서 한국상품전을 개최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번 사태가 발생해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시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운영 중인 '부산 신발 멀티숍' 중동 1호점도 이번 사건의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시는 신발산업의 중동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해 7월 베이루트에 1호점을 개설했다. 1호점은 부산지역 29개 업체에서 600여점의 샘플을 전시하고 중동지역 바이어를 상대로 수출상담을 벌이는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무역협회 부산지부 관계자는 "지역 수출업체의 전체 해외수출선 가운데 중동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당장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이나 해외영업활동 위축과 중동정세 불안정 등으로 수출감소와 거래위축 등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중동지역엔 현재 1백여개 업체가 중고자동차, 피혁제품, 섬유, 철강 등을 수출하고 있는 데 이라크 인접국가인 요르단.사우디.이란 등에 수출하는 부산지역 업체들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관종 기자 <istorkim@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bks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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