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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의 여인- 연하 남자 커플 그 이후…함께 가는 사랑의 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90년대초 결혼한 미국의 커플 중 여자가 연상인 경우는 전체의 25%.일본은 94년 현재 16.4%에 달한다.

하지만 우리에겐 구체적인 조사 결과치조차 없다.

대신 40대 부부의 평균 나이차가 3.6살인데 반해 20대 부부의 나이차는 2살이 채 안된다는 수치를 놓고 '역전혼 (逆轉婚) 현상' 확산추세를 막연히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우리 사회에서 연상녀.연하남 커플이 결혼에 이르기까지 넘어야 할 장벽은 만만치 않다.

부모의 반대는 대부분의 커플이 각오하고 있는 사항. 마치 '꼬마신랑.어른아내' 인 양 바라보는 회사동료.친구들의 묘한 시선을 피하기도 그리 쉽지는 않다. 나이차이가 심하게 나는 커플의 경우 부모의 반대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실제보다 줄여서 말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내 커플로 지난 3월 결혼한 무려 9살 차이의 한 부부도 그랬다.

양가 부모는 아직까지도 이들의 나이차가 5살인 줄로 믿고 계시니까. 남편 P씨는 “아내가 나의 이상형이었기 때문에 나이는 애초 염두에 두지 않았다” 고 말한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연상녀.연하남 커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나아졌기 때문에 한두살 차이 커플들의 결혼은 비교적 순조로운 편이다.

2년전 결혼한 미국 유학생 조혜미 (28).황성훈 (26) 씨 부부는 유학생 파티에서 만났다.

조씨의 여동생도 한살 연하의 남자와 결혼한 전례가 있어 집안의 반대는 없었고 지금의 결혼생활 역시 순탄하다.

연상녀.연하남 부부들은 “나이가 많건 적건 남편과 아내의 역할에 충실해야 하는 것 아니냐. 여느 부부들의 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고 말한다.

하지만 남자보다 나이가 더 들어보이는 외모에 대한 여자의 스트레스, 여자에 비해 사회진출이 늦은 남자의 경제력등은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어디 연상남.연하녀 부부라고 비슷한 문제가 없으랴.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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