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환경대탐사]2.민주지산 -속리산 구간…용화온천지구의 물싸움(3)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속리산 문장대에서 서북쪽으로 내려다 보면 푸른 산자락이 허물어져 내린 흉물스러운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도로를 닦기위해 뿌리 채 파헤쳐져 넘어진 나무들과 터닦기 공사로 드러난 황토언덕 등이 주변의 우거진 숲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지난 봄부터 공사가 중단된 문장대.용화온천지구 개발지역. 이곳 개발을 둘러싼 충북괴산군과 경북상주시 사이의 갈등은 물싸움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문장대.용화온천은 행정구역상 상주시에 속하지만 개발후 여기서 나올 오.폐수는 괴산군쪽으로 흘러들기 때문에 빚어진 다툼이다.

지난 2월 행정심판에서 사업시행허가가 취소돼 15% 정도 공사가 진행된 상태에서 중단됐으나 사건이 아직 대법원에 계류중이어서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셈이다.

녹색연합 윤수영 (尹琇瑛) 간사는 대안으로 "백두대간을 따라 도 경계를 정하는 것이 환경보전의 측면에선 합리적" 이라며 "백두대간은 한강.낙동강 수계를 정확히 구분짓기 때문에 자연훼손은 마찬가지라도 최소한 지역갈등은 없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즉 백두대간 서쪽에 있는 문장대.용화온천지구가 들어있는 경북상주시화북면 운흥리.중흥리 지역은 충북 괴산군으로 편입되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이다.

백두대간의 의미를 무시하고 멋대로 그은 도경계로 지역갈등을 불러 일으킨다는 점에서 과학적인 국토및 수계관리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느껴지는 대목이다.

강찬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