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민사회연합대회 참관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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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세계시민사회연합회인 CIVICUS 제2차 세계회의가 지난달말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렸다.

CIVICUS는 78개국 3백64개 시민사회 단체들이 모여 지난 92년 설립한 시민사회 국제기구이다.

경실련과 함께 이 기구에 참가하고 있는 아시아시민사회운동연구원 (원장 姜汶奎) 의 김혜경 (金惠卿) 연구실장의 참관기를 싣는다.

시민사회단체가 국가와 시장을 견제하면서도 어떻게 상호협력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이번 대회는 이같은 주제하에 시민사회와 세계화, 시민사회를 위한 법적환경, 자원발굴 및 역량강화등을 주로 논의했다.

국회의사당 하원회의장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세계 75개국 약 5백명이 참가한 가운데 항가리의 알패트 퀘엔츠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시민사회는 오늘날 세계의 질병에 대응하는 연결망을 구축할 유일한 방편이며 지구촌 어디서나 존재하는 유기적인 힘, 즉 풀뿌리로 부터 이러한 연결망이 형성될 수 있다" 며 시민사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미국 럿거스대학의 벤 바버교수는 주제발표에서 "세계화로 인해 파생되는 빈곤과 분열의 심화, 또 미디어와 정보통신술.기업의 영향으로 획일화되는 사회에서 시민사회는 다양성과 다원성을 통해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민사회가 과연 그만한 역량이 있는가.

시민사회가 과연 국제사회의 불평등을 제거할 수 있는 해독제의 역량이 있는가, 정부나 기업의 재정지원이 없이도 자립이 가능할까. 이런 문제들과 관련, 정부지원을 많이 받고 있는 유럽의 시민단체 모델이 과연 이상적인가 하는 의문도 제기가 됐다.

또한 미국 존스 홉킨스대학의 레스터 살라몬 교수는 "개념의 혼돈과 자료부족으로 일반인들이 시민사회 운동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는 주장도 제기했다.

4일간의 회의동안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들이 남아있었고 대회는 99년 필리핀 대회를 기약하며 막을 내렸다.

김혜경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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