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가전제품 "여름엔 더 민감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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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덥고 비가 많이 오는 여름철은 디지털기기 및 가전제품에 좋지 않다. PC.디지털카메라 등에는 열과 습기에 민감한 부품들이 많아 자칫 방심하면 고가의 전자제품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 여름철 관리요령을 알아본다.

◇PC=벼락이 칠 때는 전원이나 모뎀선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자칫 고압 전류가 전화선이나 전기선을 통해 들어와 최악의 경우 생명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능하다면 PC 전원에 '서지 프로젝트' 등의 안전장치가 달린 멀티탭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5000~1만원 하는 일반 멀티탭보다 30%가량 비싸지만 과도한 전류가 흐르면 멀티탭에서 PC로의 전원을 차단해줘 비교적 안전하다.

PC는 내부에서 많은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놓는 것도 필요하다. PC 뒷부분의 냉각용 팬(바람개비)이 가려지지 않도록 하고, 벽과 10㎝ 정도 떼어놓는다. 서랍처럼 생긴 곳에 PC를 놓도록 제작된 최근의 PC용 테이블은 여름철에는 좋지 않다. 열이 많이 나는 레이저 프린터도 PC와 함께 두어서는 안 된다.

차 안에는 노트북컴퓨터를 두지 않는 것이 좋다. 한여름 주차된 차 안은 내부 온도가 80도 이상으로 올라 가기 때문에 노트북의 주요 부품이 망가지거나 플라스틱 자판 등이 휘어질 수 있다.

습기를 피하는 것도 필요하다. PC 내부의 슬롯이나 프린터.모니터 등 주변기기를 연결하는 외부 연결단자들은 습기에 민감하다. 만일 단자가 부식됐다면, 면봉에 알코올을 살짝 찍어 가볍게 닦아주고, 잘 말려서 쓰면 된다. 습기가 많은 여름날에는 하루에 한번이라도 PC를 켜주는 게 좋다. 작동하는 열로 내부의 습기를 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먹은 PC는 그늘에서 말려라. 만일 물에 잠겼다면 전기 케이블을 빼고, 노트북의 경우 배터리를 제거한다. 물에 젖은 PC를 켜면 내부에서 합선이 일어나 PC가 망가진다.

◇디지털 카메라=카메라도 건조하고,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귀중품이라고 통풍이 잘 안 되는 장롱이나 서랍 등에 보관하면, 렌즈에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장롱이나 서랍에 있는 방충제는 카메라에 좋지 않다. 아예 눅눅한 장마철에는 공기가 통하지 않은 박스를 준비해 카메라를 넣고 실리카겔을 넣어두면 습기로부터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바닷가에서 추억을 담다가 카메라를 물에 빠뜨리는 사고가 났다면 절대로 버튼을 눌러서는 안 된다.

일단 배터리를 분리하고, 흡수성 강한 휴지 또는 천으로 물기를 닦고, 신속히 AS센터를 찾는다. 특히 바닷가에서는 공기 중의 염분으로 인해 카메라의 내외부가 부식될 수 있으므로, 브러시 등을 이용해 카메라 본체의 이물질을 제거한 뒤 부드러운 천으로 골고루 닦는다.

◇휴대전화=물에 빠진 휴대전화는 전원을 켜지 말고 배터리를 분리한 뒤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 보관했다가 수리점에 맡긴다. 휴대전화는 바닷물 같은 소금기 있는 물에 노출될 경우 거의 치명적이다. 또 여름철 차량 안에 휴대전화를 장시간 둘 경우 단말기 오작동이 생길 수 있어 삼가는 게 좋다. 비 오는 날에 단말기를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빗물에 젖게 만드는 것도 좋지 않다. 여름철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이라면 가급적 이어폰을 써야 한다.

◇가전제품=TV도 번개가 칠 때는 전원 플로그를 뽑아두는 게 좋다. 집을 장기간 비워두고 바캉스를 떠나기 전에는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의 전원플러그를 뽑는 것은 상식. 전기사용량이 급증하는 여름철에는 화재의 위험성 있으니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을 삼가고, 특히 에어컨은 전용콘센트를 따로 써야 한다.

또한 선풍기를 쓰다가 어린이의 손가락 상해가 자주 일어나므로 가정에서는 안전망 등을 반드시 설치해 사용해야 한다.

윤창희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tskim@joongang.co.kr>

◇도움말=LG IBM, PC구조대, 한국전자산업진흥회 PL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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