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전주 덕진 공천’ 정세균·정동영 담판서 결론 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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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는 18일 낮 서울 시내 모처에서 정 전 장관의 측근인 최규식 의원과 비공개로 만났다. 오찬을 겸한 회동에서 두 사람은 허심탄회하게 양측의 입장을 주고받았다고 민주당 관계자가 전했다.


특히 최 의원은 이 자리에서 “귀국하는 대로 정 대표를 만나고 싶다”는 정 전 장관의 뜻을 전달했으며, 정 대표가 이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정 전 장관은 22일께 귀국할 예정이어서 주말이 민주당 공천 갈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전략공천 결정=민주당은 이날 정 전 장관이 출마를 선언한 전주 덕진구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분류했다. 전략공천은 당 최고위원회가 후보 공모 절차 없이 자체 판단에 따라 후보를 낙점하는 방식이다.

정 대표를 포함해 모두 7명인 최고위원회 멤버 중 그동안 정 전 장관 출마에 긍정적 입장을 밝힌 이는 없었다. 그래서 정 전 장관이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희박해진 것 아니냐는 전망도 일부에선 나왔다. 만일 이런 결정이 내려질 경우 당 지도부와 정 전 장관은 정면 충돌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다른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정 대표가 정 전 장관 측근인 최 의원을 만난 데서 보듯 양측 간에 물밑 논의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실제로 정 전 장관의 공천 배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아직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으며 더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모든 책임은 내가 져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도 했다.

◆정-정 담판이 고비=정 대표는 정 전 장관 공천 문제를 그동안 공천심사위원회에 맡기려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재·보선 승패를 좌우할 핵심 현안인 만큼 당 대표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는 당 안팎의 요청에 전략공천으로 선회했다고 대표실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노영민 대변인은 “정 전 장관이 귀국하기 전에는 어떤 결론도 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 측근들은 “공천 배제 시 (무소속 출마 외에) 다른 길이 없다”며 긴장을 풀지 못하는 분위기다. “정 전 장관이 무소속으로 나와 당선되면 당이 쪼개질 수 있다”(충청권 재선 의원)는 우려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정 전 장관이 귀국한 직후 이뤄질 두 사람의 담판이 끝나기 전까진 어느 쪽도 안심하지 못하는 셈이다. 당내에선 파국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 정 전 장관의 인천 부평을 출마를 유도하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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