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총재 비자금정국…맞불 자제하는 국민회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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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한국당의 계속된 'DJ비자금' 폭로전에 야3당은 11일 일제히 포문을 집중했다.

여권 주도의 폭로정국속 '1여 (與) 3야 (野)' 의 싸움으로 발전하는 양상이다.

"저질 폭로전 즉각 중지" "공작의혹이 제기된 자료작성경위 공개" 등 요구로 일단 대여 (對與) 투쟁대열을 갖췄다.

국민회의는 신한국당이 폭로에 앞서 특히 "경제.사회적 불안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고 한 점을 들어 "정당의 존재이유를 망각한 비애국적 폭언" 이라며 이의 즉각 취소를 촉구했다.

정동영 (鄭東泳) 대변인은 "신한국당의 불장난으로 우리 경제가 탈진하고 만다면 이회창씨와 강삼재씨는 영원히 씻을 수 없는 범죄행위를 저지르는 것" 이라고 성명을 내 공박했다.

국민회의는 신한국당이 첫 폭로를 한 7일에 이어 닷새째 간부회의를 갖고 폭로전의 무모성을 적극 부각시켜 공세를 차단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폭로방식을 통한 맞대응 대신 내주 열릴 국회 법사위와 정보위에서 신한국당측의 검찰 편파수사 유도 저지와 정보기관의 폭로경위 개입 추궁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형택 (李亨澤) 씨의 친구 이의돈 (李義焞) 씨 계좌에 金총재 자금 6억원대가 입금됐다는 10일 신한국당 주장과 관련한 역공에 일단 나서기로 했다.

11일 은행측의 확인 결과 李씨 본인이 입금한 5백만원외에 거래 실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자 재경위원을 통해 은행측에 자료를 공식 요청키로 했다.

이같은 대응과 병행해 국민회의는 "국민을 상대로 한 정책제시로 민심을 안심시키는 정도를 걷겠다" 는 입장도 밝혔다.

내주부터 金총재의 주간 경제간담회를 재개하며 정책대결 정국으로 복귀하겠다는 것. 당 간부는 "자료가 없어 맞대응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라면서 "신한국당이 무모한 폭로를 계속하면 언제든 터뜨릴 준비가 돼있다" 고 말했다.

자민련은 "신한국당의 김대중총재 죽이기는 형평성.망각성.치졸성등 세가지 측면에서 한심하기 짝이없는 작태" 라며 전날보다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김대중총재가 기업들로부터 1백34억원을 받았다면 김영삼대통령이 받은 자금은 수십, 수백배가 될지 모른다" 라는 장광근 (張光根) 부대변인 논평으로 대여 (對與) 공세에 처음으로 가담했다.

김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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