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원 포인트 레슨]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에서 배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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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경기 침체기에 창업할 용기를 내자면 단단한 각오와 결단이 필요하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에는 창업자들이 귀담아들을 만한 주옥 같은 대사가 가득하다. 이 영화는 접시닦이를 하던 주인공 매기와 복싱트레이너인 프랭키 이야기다. 매기는 프랭키의 지도를 받아 자신의 꿈을 이루고 챔피언 타이틀전에 나간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상대방 선수의 반칙으로 반신불수가 된다. 식물인간 상태로 가는 삶을 거부하는 매기는 프랭키에게 안락사를 부탁한다.

여자 복서를 키우지 않겠다는 프랭키를 설득해 매기를 지도하게 했던 그의 친구는 이렇게 말한다. “수많은 사람이 접시닦이를 하고 화장실 청소를 하면서 매일 하잘것없는 삶을 되풀이하면서 기회가 없다고 말하지. 하지만 그 앤 용기를 냈고, 보잘것없던 삶에서 1년반 만에 챔피언 타이틀전에 나갔어. 그 애는 원하는 것을 이뤘어. 여한이 없어.”

도전에 직면한 창업자들에게 어떤 말로 들릴까. 매기를 훈련시키며 프랭키가 말한다. “몸은 위기를 느끼면 스스로 방어한다. 연습하고 또 연습해서 배우는 것이 너의 본능이 되도록 해야 해.” 많은 창업자가 막연한 두려움 속에 있다가 결정을 내릴 때는 너무 허겁지겁 대충 내리는 경향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프랭키의 조언은 매우 유효하다.

훈련에 앞서 프랭키가 매기에게 했던 규칙 1은 자신을 보호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매기는 마지막 순간 그 원칙을 어기는 바람에 불구자가 된다. 성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소중한 가치는 건강과 가족의 사랑이다. 이것만 있으면 우리는 절망하지 말아야 한다. 안락사를 부탁하는 매기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원하는 것을 모두 했어요. 그 환호 소리가 안 들리고 잊혀질 때까지 누워 있게 하지 마세요.”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어느 순간 우리는 인생의 부조리나 허무와 마주해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인생이 아름다운 게임 같은 꿈일 수도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권투의 매력. 그것은 고통의 극한에서 그 고통을 더 절실히 껴안은 것”이라는 대사가 나온다. 모름지기 도전하는 창업자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정신이 아닐까.

권투선수처럼 고통을 기꺼이 껴안은 강인한 정신력, 하루하루의 매출 앞에서 고요함을 잃지 않을 수 있는 단단함, 설령 점포나 공장에 불이 나도 자신의 불행 앞에서 무너지지 않는 견고함은 성공 자체보다 더 위대하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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