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탐방-명사를 만나다 ③ - 국제통역사 최정화 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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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화 통역사의 조언을 듣고 있는 이유연양과 최호선양.

사진= 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직업 탐방, 명사를 만나다’ 시리즈 세 번째 주인공은 한국 최초의 국제회의 통역사 최정화 박사. 최호선(14·숙명여중2), 이유연(13·덕수중1)양이 만나봤다.

 “세계가 하나의 공동체로 묶이고 있는 국제화시대에는 더 많은 국제교류와 거래가 생겨요. 국제통역사들의 수요도 많아질 수밖에 없죠. 현재 우리나라에서 국제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전문통역사는 200~300명 정도밖에 되질 않아요.” 통역사는 고소득 직종이기도 하지만 훌륭한 사람들을 만나서 남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는 최박사. 그는 특유의 밝은 목소리와 다정다감한 말투로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말하는 걸 좋아하나요?” “네!” 그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재주가 남다르다면 통역사로 성공할 수 있다”며 “상대방을 편하게 만들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사교성도 필수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어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자 최박사는 파리 통역대학원 수업 첫날 치른 시험점수가 20점 만점에 2점이었다는 얘기부터 꺼냈다. “통역대학원 부적합 판정을 내린 교수님께 매달리고 애원했어요. 르몽드지를 분석하는 과제를 얻어 1년 간 하루도 빠짐없이공부했죠. 아침에 일어나면 무조건 외국어 방송을 틀어놓고 매일 30분씩 정확한 외국어 표현을 소리내 읽고 외우세요. 외국 소설이나 잡지에 흥미를 붙이는 것도 효과적이에요.”

 통역사가 되려면 조기유학을 가야 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꼭 그럴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요즘은 방송·인쇄·컴퓨터 매체 등 외국어를 접할 수 있는 통로가 매우 다양하다. 의지와 목표만 확실하다면 국내에서도 충분히 외국어 공부를 잘 할 수 있다는 것. “교육방송 또는 케이블TV의 외국어 채널이나 외국 대사관·문화원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보세요. 프랑스 문화원에서는 거의 매일 프랑스 영화를 상영해요. 프랑스 신문이나 잡지·도서도 열람할 수 있죠. 영국문화원 영어강좌도 도움이 될 거예요.”

  통역사가 되려면 한국어 구사능력도 뛰어나야 한다. 상황과 장소에 맞는 한국어를 논리정연하게 구사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 외국어를 한국어로 잘 옮기는 사람이 한국어를 외국어로도 잘 전할 수 있다. 그는“통역은 정확한 한국어 문법과 수준 높은 어휘를 요구하므로 한국어 공부도 부지런히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통역사는 언어구사 능력과 더불어 국제회의에서 쓰는 전문적인 표현과 외교·경제·사회·과학기술·패션 등 모든 분야를 알아야 한다.“처음 프랑스 가정에 초대받았을 때였죠. 오후 8시에 오라더군요. 6시에 저녁을 먹고 갔는데 식사가 나오더라고요. 하는 수 없이 저녁을 두 번 먹었죠.” 심층적이고 다각적인 세상 지식과 외국문화에 대한 상식도 쌓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좋겠죠? 박물관에 가서 역사공부도 하고 갤러리에 가서 교양도 쌓으세요. 여행도 틈틈이 다니세요. 신문이나 뉴스를 보는 것도 잊지 말고.”

※ 4회 주인공은 둘리로 유명한 김수정 만화작가입니다.
▶참여 신청=02-6262-5630 또는 sweetycarol@joongang.co.kr


프리미엄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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