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 옥스퍼드 지하 ‘절대권력의 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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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비밀의 책-앤디미온 스프링
매튜 스켈턴 지음, 조영학 옮김
비룡소, 492쪽, 1만6000원

옥스퍼드 대학교의 보들리언 도서관은 800만 권의 장서, 188㎞의 책장 길이를 가진 세계 3대 도서관이다. 1602년에 문을 연 이 도서관은 고풍스런 건물로 현재까지도 학생들에게 애용되고 있다. 이 판타지는 여기서 시작된다.

이야기는 시공간이 각각 다른 병렬 구조로 진행된다. 현재 영국 옥스퍼드에 사는 주인공 블레이크는 허름한 지하도서관에서 비밀의 책 『엔디미온 스프링』을 발견한다. 또 다른 주인공인 엔디미온이 15세기 독일 마인츠에서 만들어낸 책이다. 그는 서양에서 최초로 활자를 이용해 책을 인쇄한 요한 구텐베르크의 수습공이었다.

아무것도 쓰이지 않은 이 책은 오직 선택된 사람만이 읽을 수 있다. 블레이크를 선택한 이 책은 그를 ‘궁극의 책’으로 안내한다. 궁극의 책은 세상의 모든 지혜가 담긴 절대 권력의 책이다. 용가죽으로 만들어지는 이 책은 악의 세력이 엔디미온을 이용해 만든 것이다. 엔디미온은 이 책이 악의 세력에 들어가지 않도록 영국으로 건너가 옥스퍼드 도서관에 숨긴다. 작가는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독일 마인츠의 요한스 구텐베르크 대학에서 초빙 교수를 지내기도 한 그는 이 데뷔작을 통해 온갖 고서를 접한 경험을 털어놨다.

디지털 기술로 책이 사라져 가는 현실도 짚었다. 그는 모든 책을 한 장의 칩에 담아낼 수 있는 디지털 기술이 15세기 구텐베르크의 인쇄 혁명에 버금간다고 내다봤다. 그러면 블레이크가 찾은 ‘궁극의 책’은 과연 디지털 기술 같은 마법을 이용해 온 세상의 지혜를 담았을까.

한편 중세와 현대를 오가며 박진감 넘치게 짜여진 이 책은 미국의 워너 브러더스 사에서 영화화하기로 결정했다.

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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