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삼성화재 세계바둑오픈] 준결승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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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한국의 이창호9단 - 중국의 마샤오춘 (馬曉春) 9단, 한국의 김승준5단 - 일본의 고바야시 사토루 (小林覺) 9단. 한국은 모두 20대고 중.일은 30대인데 이들 4명중 대망의 결승진출자는 누구일까. 비운 (悲運) 의 마샤오춘은 또다시 '이창호' 라는 눈물고개에서 좌절할 것인가.

또 '김승준 태풍' 은 과연 고바야시마저 삼켜버릴 것인가.

중앙일보와 KBS.유니텔이 공동주최하는 제2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준결승전이 9일 오전9시30분부터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다.

우승상금은 3억원. 세계최강 한국바둑에 중.일이 도전하는 형국이 된 이 대회는 바야흐로 세대교체의 격동기에 들어선 세계바둑계의 판도를 결정할 중요한 일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일본의 요다에게 우승컵을 넘겨줬던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세계 정상의 자존심을 회복할지 주목된다.

대회당일 KBS - 1TV와 유니텔이 생중계한다.

▶이창호 (22) 9단 - 마샤오춘 (33) 9단전 = 95년 세계대회를 휩쓸며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馬9단은 이창호라는 천적을 만나면서 급속도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의 철저한 실리전법은 다른 기사에겐 굉장한 위력을 발휘해 왔으나 불행히도 신산 (神算) 이창호의 완벽한 계산능력과는 상극이었다.

馬9단은 지난해 봄 동양증권배 결승전에서 李9단에게 1 - 3으로 패배한 이후 세계대회 준결승이나 8강전에서 李9단과 무려 여섯번이나 맞부닥쳐 전패를 기록했다.

무슨 악연인지 추첨만 하면 李9단을 만났고 그때마다 馬9단의 얼굴은 쓸개를 씹은 모습이 되곤 했다.

지금까지 두 기사의 상대전적은 李9단이 13승3패로 앞서 있고 올해는 3전3승. 현재 중국의 4관왕인 馬9단은 그러나 이번 대결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묻자 "내가 49대51로 불리하다고 생각한다" 고 묘한 발언을 했다.

한국기사들은 실력면에선 李9단이 55대45정도로 우세하지만 두사람의 특수관계를 가산하면 7대3으로 우세하다는 의견. 세계대회 최다우승자 (8회) 인 李9단은 그동안 고향 전주에 내려가 馬9단의 바둑을 연구하며 이번 대결에 대비해왔다.

▶김승준 (24) 5단 - 고바야시 (38) 9단전 = 두 기사는 첫대결이다.

객관적인 전력으로는 95년 일본1인자 자리에 올랐던 고바야시가 6대4정도로 우세하다.

그는 올해 동양증권배에서 이창호9단을 꺾고 결승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맞서는 金5단은 국제무대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신예강자. 지난해 군복무를 마친 후 빠른 속도로 정상권에 접근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선 강력한 파괴력을 무기로 중국이 자랑하는 '6소룡' 의 선두 창하오 (常昊) 8단과 왕레이 (王磊) 6단을 꺾는 기염을 토하며 이 대회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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