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와 5개월 동거한 20대 공익근무요원 검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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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취객을 시비끝에 숨지게한 뒤 시체를 고무통 안에 넣어 밀봉, 이사할 때도 가지고 다니는등 자신의 방에 5개월간 보관해 온 20대가 붙잡혔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26일 광주서구청 공익근무 요원 李경일 (22) 씨를 살인혐의로 긴급체포했다.

李씨는 지난 4월말 오전3시쯤 광주시북구운암동 자신의 셋방 인근 골목길에서 술취한 행인과 시비끝에 상대방이 넘어지면서 숨지자 시체를 여행용 가방에 넣어 자신의 셋방으로 운반, 고무통에 넣어 실리콘으로 밀폐.보관해 온 혐의다.

李씨는 "지난 7월31일 농성동으로 셋방을 얻어 이사하면서 시체가 든 고무통도 함께 가져와 보관했다" 고 털어놨다.

경찰은 이날 주민 제보로 李씨 방에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패된 시체를 찾아내고 李씨로부터 범행을 자백받았다.

경찰은 이 시체가 지난 4월26일 새벽 술을 마시고 귀가하다 집앞에서 실종된 현대중장비 영업사원 박명균 (30) 씨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유전자 감식을 의뢰했다.

당시 朴씨 실종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발생 6일만에 최초 신고자인 택시 운전기사 金모 (30) 씨로부터 "내 택시에 탄 朴씨와 요금문제로 시비를 벌이다 朴씨를 밀쳐 뇌진탕으로 숨지자 시체를 유기했다" 는 자백을 받았다는 엉터리 발표를 했으나 시체를 찾지 못하자 金씨를 다른 사기혐의로 구속하는 편법수사를 했었다.

광주 =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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