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명물]분당신도시 백궁역 간이도서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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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성남시분당신도시 전철 분당선 백궁역에 들어서면 언뜻 까페에 들어온 듯한 첫 인상이 이채롭다.

매표소 옆에서 편안한 자세로 소파에 앉아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잠시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 작은 물줄기를 뿜어대는 분수대, 장미.백합.국화.사철나무등 화분과 관상수로 잘 정돈된 5평정도의 작은 정원. 출입구 한쪽 벽면에 장서 4천여권이 꼽혀있는 10여평의 독서실에서 책을 읽고 있는 학생들의 표정도 한층 여유롭다.

볼거리도 다양하다.

옛 증기기관차 5종의 모습을 나무로 제작한 모형 9개와 철도관련 전화카드, 조선시대에서 60년대까지 사용해 오던 화폐 20여종등 전시물은 작은 철도박물관을 보는 듯하다.

이처럼 백궁역이 변화하며 주민과 친밀해진 것은 지난 3월부터. 박용철 (朴龍哲.51) 역장을 비롯해 전체 8명의 직원이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는 취지로 하나 둘씩 주변환경을 가꿔나가면서 시작됐다.

직원들의 주머니 돈을 털어 재활용센터에서 소파를 구입해 손질하고 폐자재를 이용해 직접 도서관 책상을 만들었다.

각종 동호회의 지원을 받아 전시물을 늘려갔고 부역장 愼재호 (41) 씨는 소장하고 있던 화폐를 선뜻 내놓았다.

차츰 역내 환경이 변화하면서 주민들도 참여해 화분을 전해오고 클래식 테이프와 장서를 앞다퉈 기증하면서 6개월이 지난 지금의 백궁역은 주민 모두가 아끼고 가꿔나가는 분당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주민 박을규 (朴乙奎.35.상록마을 우성아파트310동) 씨는 "출근길에 백궁역을 이용해 하루를 시작해 아침이 즐겁고 퇴근길에는 깨끗한 환경 속에서 잠시 휴식도 취하며 심신의 피로를 덜곤 한다" 고 말했다.

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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