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양용은, 두번째 한국인 챔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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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은이 우승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AFP)

  ‘야생마’ 양용은(37ㆍ테일러메이드)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혼다클래식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양용은은 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 PGA내셔널 골프장 챔피언스코스(파70. 7158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5개에 보기 3개를 보태 2타를 줄여 합계 9언더파 271타로 존 롤린스(미국. 9언더파 272타)의 추격을 1타차로 따돌렸다.

양용은이 우승컵에 키스를 해 본 것은 2006년 유럽프로골프투어 HSBC챔피언스 제패 이후 28개월만의 일이다. 지난해 슬럼프에 빠져 퀄리파잉스쿨 시험에 재도전해야 했던 양용은은 이번 대회 2라운드부터 선두 자리를 고수해 PGA 투어 첫 우승과 함께 최경주(39ㆍ나이키골프)에 이어 두번째 한국인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99만달러의 우승 상금을 손에 넣은 양용은은 앞으로 2년 동안 투어카드를 확보했고 대기자 신분에서 벗어나 대회를 스스로 선택해 출전할 수 있는 여유를 누리게 됐다.

상금 랭킹과 세계랭킹 상위 선수에게 주어지는 마스터스 등 메이저대회 출전 기회도 따냈고 페덱스컵 포인트 500점을 보태며 9위로 뛰어 올라 가을에 열리는 플레이오프 진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양용은은 퀄리파잉스쿨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아 이번 대회에도 대기 선수로 있다가 출전 기회를 얻는 행운을 누렸다.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챔피언이 된 것이다.

3, 4, 5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기선을 제압한 양용은은 6번홀(파4)에서 티샷을 페어웨이 벙커에 빠뜨린 뒤 세번째 샷만에 볼을 그린 위에 올리는 바람에 1타를 잃었다.

하지만 양용은은 8번홀(파4)에서 6m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고 이후 파죽지세로 거침 없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추격자들을 따돌리기 시작했다. 이때까지 2타차로 따라 붙은 롤린스만이 유일한 경쟁자로 양용은을 괴롭혔지만 양용은은 12번홀(파4)에서 쐐기를 박았다.

두번째 샷을 홀 옆 2.5m 지점에 가볍게 떨어뜨린 양용은은 조심스럽게 라인을 살피고 나서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짜릿한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3타차로 격차를 벌려 놓는데 성공했다.

양용은은 15번홀(파3)에서 티샷을 그린 뒤 벙커에 빠뜨려 1타를 잃었지만 앞서 경기한 롤린스도 이 홀에서 보기를 기록해 비교적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롤린스가 18번홀(파5)에서 버디로 홀아웃하고 양용은은 17번홀(파3)에서 다시 1타를 잃어 1타차로 쫓기면서 잠시 우승컵이 멀어지는 듯했다.

마지막 홀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선 양용은은 티샷을 페어웨이 한복판으로 보내는데 성공했고 세번째 샷을 안전하게 그린 위에 올리면서 우승 고지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첫번째 퍼트를 홀 옆 두뼘 거리에 붙이면서 파이팅을 외치던 양용은은 우승 퍼트를 가볍게 집어 넣으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한편 최종 라운드를 공동 4위에서 출발해 역시 우승을 노렸던 위창수(37ㆍ테일러메이드)는 2타를 잃어 공동 9위(3언더파 277타)로 밀렸지만 올 시즌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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