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2만불시대를 뛴다]1.설문조사…과제(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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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4면

우리나라는 '한강의 기적' 이라는 세계적 주목과 찬사를 받으며 눈부신 경제발전을 거듭한 끝에 95년 대망의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최근의 경제상황은 대기업 연쇄부도, 수출경쟁력 상실등 어두운 분위기속에 조정국면을 맞고 있다.

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아직도 멀고 험한데 후발국의 추격은 갈수록 거세 자칫하면 2류 국가에 머물고 말지 모른다는 위기감도 있다.

경제난국 타개를 위해 거품을 빼고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때다.

우리보다 앞서 국민소득 1만달러를 넘어선 나라들 가운데에는 순조로운 경제성장을 지속한 국가군 (群) 이 있는가 하면 다시 1만달러 밑으로 떨어진 나라들도 있다.

이같은 외국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가 나아가야할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해보는 기획시리즈를 포스코경영연구소와 공동으로 마련했다.

◇ 국민의식 = 우리 국민들은 2만달러 시대 달성을 위해선 좀 더 허리띠를 졸라매야한다는 생각에는 동의하지만 세금부담 증가등에 대해서는 껄끄럽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모두가 동참하는 의식개혁 운동의 필요성' 에 대해 응답자의 90.5%가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했으며 1.3%만이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소득 수준의 선진화에 걸맞는 의식 수준의 선진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인식이 확고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외국여행을 자제할 필요성" 에 대해 65.8%가 '그렇다' 고 답했으며 18.9%만이 부인했다.

이는 최근의 불황과 잇딴 비행기 추락 사고에도 다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만 근본적으로는 한국경제회생에 과소비자제가 필요하다는 판단때문인듯 하다.

◇ 경제운영 기조 = 우리나라 국민들은 '민간주도' 의 경제운영 (61.4%) 이 '정부주도' (15%) 보다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기업활동에 대한 정부의 규제완화는 아직 미흡하다고 대부분 (62.8%) 느끼고 있다.

또 공직사회도 경쟁을 도입하여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공무원 서비스 개선방안" 을 조사한 결과 32.4%가 '공무원의 처우개선' 을, 31.3%가 '능력별 연봉제' 를 실시해야 한다고 답했다.

◇ 수출경쟁력 = 우리나라 경쟁력에 대해선 비관적인 견해가 강하다.

한국.중국.동남아 4개국등 6개국중 국가경쟁력 우위 국가는 중국 (33.7%) , 싱가포르 (31.4%) , 대만 (17.6%) , 홍콩 (13.3%) , 한국 (3.4%) , 말레이지아 (0.6%) 순으로 조사됐다.

향후 가장 유력한 한국의 수출경쟁국가는 중국 (50%) , 일본 (24.2%) 을 지목했다.

향후 수출부진 가능성의 주원인으로 "저가품 시장에서 개도국과의 경쟁 가열" (29.9%) 과 "미.일에 편중된 수출 구조" (25.7%)가 가장 많이 지적됐다.

이어 "수출품의 나쁜 품질" (16%) , "수출대상국의 보호주의" (13.5%) , "원화가치 상승" (13.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수출품의 고부가가치화.수출시장 다변화.품질개선및 통상마찰 완화노력등이 필요한 것이다.

◇ 근로의식 = 근로자들은 경제난국 타개를 위해 당분간 임금인상을 억제할 용의가 있을 뿐 아니라 소득증가만큼 일을 더 많이 해야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국가경제 차원에서 볼때 근로의식이 매우 건전한 것으로 판단된다.

"경제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당분간 임금인상이 억제돼야 한다" 라는 명제에 대해 찬성하는 비율이 51.7%였고 반대는 25.3%였다.

경제회생을 위하여 개인의 이익을 유보할수 있다는 조사결과는 우리 국민의 높은 공동체 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소득이 늘어난만큼 일도 더 해야한다는 명제에는 '그렇다' 와 '매우 그렇다' 가 합해서 62.4%, 부정적인 의견이 13.1%로 조사됐다.

◇ 노동인력 충원 = "앞으로 여성 취업이 확대돼야 한다" 는 응답이 81.5%나 됐고 반대 의견은 3.9%에 불과했다.

그러나 외국인 근로자의 유입에 대한 질문에는 찬성 (32.9%) 보다 반대 (37.1%)가 더 많았다.

〈특별기획.취재팀〉 ▶중앙일보 = 민병관차장.홍병기.심재우기자 (이상 경제2부) ▶포스코경영연구소 = 정철호.김상규.김주연.신창운 연구위원, 이갑수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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