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 뉴타운에 영상문화단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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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노후주택 밀집지역이 영상문화 중심지로 거듭난다. 서울시는 20일 양천구 신정동 1162 일대 21만평을 인근 목동 신시가지에 버금가는 복합형 자족마을로 조성하는 '신정 뉴타운 개발 기본구상안'을 발표했다.

시는 이곳에 영상문화센터와 영상제품 생산시설인 테크노센터를 세워 주거와 업무시설이 함께하는 생활문화 중심지로 만들 계획이다. 시는 주민설명회를 거쳐 10월까지 개발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연내 착공해 2010년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개발=이 지역은 지하철 2호선 신정네거리역을 비롯해 남부순환도로.강서로.신월로와 접한 데다 경인고속도로가 가까워 교통이 편리하다. 그러나 1960년대 철거민들이 정착한 이래 노후주택이 밀집해 주거환경이 열악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인구밀도도 서울 평균의 1.7배에 달한다.

시는 최근 들어선 아파트와 단독주택 단지는 가급적 보존하면서 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다. 전체 가구는 현재 수준(1만4190가구, 3만7172명 거주)에 맞추고 남는 공간은 보행자 중심의 거리와 공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신정 뉴타운의 실질적 변모는 신정1.신월2 재개발사업의 진행에 달려 있다. 양날개처럼 위치한 이들 재개발 구역은 뉴타운에서 2개의 소생활권 역할을 하게 된다.

추재엽 양천구청장은 "현재 60% 이상 주민동의를 받아 추진위원회가 구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쾌적한 생활문화 환경을 위해 계남 근린공원과 연계되는 '에코링''학교가는 길' 등 순환형 녹지축을 조성하고 공원도 현재 4개에서 13개로 늘린다. 특히 종합사회복지시설.보육시설.청소년문화센터가 합쳐지는 문화센터를 세 곳 설립해 주민의 커뮤니티 거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초등학교와 고교도 1개씩 신설해 과밀학급 문제를 해결한다.

◇영상문화단지=신정 네거리 일대를 중심으로 영상문화단지로 조성한다. SBS와 방송문화회관이 있는 목동 디지털영상산업 벨트와 연계하고 인근 부천 영상단지로 이어지는 기반시설로 만들 계획이다. 신정네거리 지구단위 계획구역과 연계되는 영상문화센터는 콘텐츠의 기획.창작.유통.전시 및 공연시설이 들어선다.

영상테크노센터는 패션.화장 및 분장.미용.소품.음반 제작.연예학원 등 방송 및 영상 관련 생산시설을 유치하게 된다. 영상문화센터와 테크노센터는 '해누리 미디어 거리'로 연결된다.

계획을 수립한 중앙대 이정형(건축학과)교수는 "영상문화산업에 종사하는 젊은층을 흡수하기 위해 원룸형 주상복합 아파트를 많이 건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건=이 지역 전체 가구 중 60.5%인 8450가구가 영세 세입자며 독거노인 등 저소득층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이들의 재정착 여부가 사업 추진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시는 임대아파트 입주를 희망하는 세입자들을 최대한 수용할 방침이다. 김병일 뉴타운사업본부장은 "전체 공급가구의 최소한 17%가 임대아파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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