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원의 러브 터치] 골드미스의 마지막 ‘필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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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늦깎이 결혼을 하는 남자 연예인 중엔 10살 이상 어린 신부를 맞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들의 동화 같은(?) 결혼식을 보면서 한편으로 결혼을 미루는 여자들에 대한 걱정이 드는 것을 숨길 수 없다. 여자의 경우 연상연하라 해봐야 3살에서 많게는 5살 정도이기 때문이다. 10년이 넘는 나이 차면 상대가 꽃미남이건 아니건 간에 그 자체가 뉴스감이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신부보다 나이 많은 신랑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자연스레 받아들여진다. 앤서니 퀸이나 루치아노 파바로티 같은 유명인은 수십 년 어린 여성과 새로 결혼, 늦둥이까지 낳아 남자들의 부러움을 산 바 있다.

대개 매력적인 여자는 나이보다 젊어 보여야 하며, 나이 든 남자는 매력이 있을 뿐 아니라 섹시하다고 생각한다. 진화심리학에서는 이것을 ‘건강한 생식이 가능한 신부를 맞고자 하는 남성의 본능적인 마음’과 ‘든든한 남자에게 기대고 싶은 여자의 본능’이라고 설명한다. 젊은 여성의 발랄함과 월등한 ‘번식가치와 출산 능력’, 나이 든 남자의 재산과 사회적 지위가 서로를 끌어들인다는 얘기다. 게다가 나이든 남자의 성숙한 내면과 느긋함은 젊은 남자에 비할 바가 아니다.

연령이 올라갈수록 원하는 배우자의 나이 차이도 벌어진다. 20대에는 두세 살 어린 신부를 원하지만, 50대에는 스무 살 어린 여자도 ‘상대만 원한다면’ OK다. 심지어 70대에 재혼해도 30대 중후반의 여자를 고르고 싶다니, 남자는 나이와 무관하게 젊은 여성을 선택하려는 습성이 있는 게 분명하다. 더구나 요즘처럼 늦은 결혼이 늘고, 평균수명까지 길어진 마당에 사회적·경제적 능력이 있는 동안(童顔)의 남자라면 젊고 어린 여자를 고르는 게 당연지사가 되었다.

그에 반해 잘나가고 똑똑한 데다 성격 좋고 예쁘기까지 한, 그러나 나이든 골드미스의 상황은 점점 쉽지 않아진다. 사랑을 미루고 열심히 일해 많은 것을 이뤘지만, 막상 결혼하려니 주변의 멋진 남자들은 이미 다 가정을 꾸렸거나 더 어린 여자를 찾고 있다. 게다가 과거 어수룩하던 남자 친구들은 어린 나이에 결혼한 다른 여자의 차지가 되었다. 그렇다면 이제 여자들도 전략을 달리해야 하지 않을까. 완성된 조건을 갖춘 남자보다 가능성이 있는 남자를 골라 멋진 남자로 만드는 것 말이다. 이른바 평강공주와 바보온달 전법이다!

배정원 <성교육상담전문가·행복한성문화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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