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한가위 건강에 신경을…당뇨등 지병환자 식사요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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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먹자니 병이 악화되고, 안먹자니 음식이 유혹하고…. '

당뇨나 고혈압 등 평소 지병이 있는 사람들이 추석과 같은 명절 때마다 겪는 고민이다.

그러나 음식에 대한 지나친 경계심과 거부는 모처럼 맞은 명절기분을 망칠 뿐 아니라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므로 금물. 오히려 올바른 영양정보를 알고 이를 조리법에 활용하면 지혜롭게 명절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영동세브란스 영양과 이송미 (李松美.임상영양학) 씨에게 환자들의 추석맞이 식사요법을 들어본다.

우리나라 명절의 특징은 운동량이 적은 대신 먹고 마시는 음식 위주로 이어진다는 것. 따라서 비만.당뇨.고혈압.고지혈증등 지병환자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사항이 열량과 지방식의 제한이다.

문제는 추석음식들이 대부분 열량이 높다는 것. 깨를 넣은 송편의 경우 5~6개만 먹으면 밥 한공기와 맞먹는 3백㎉, 토란국은 한 그릇에 1백50㎉ (배추국은 50㎉) , 식혜는 2백㏄ 한컵이면 2백㎉에 이른다.

특히 전에 사용되는 식용유는 볶은 음식에 비해 2배나 되고, 튀김의 경우 식용유가 볶은 음식의 3배나 더 들어가기 때문에 명절음식을 이것저것 먹다보면 높은 칼로리를 섭취할 수밖에 없다는 것. 우선 열량 제한을 위해서는 음식 가짓수를 줄이는 게 기본. 이것이 어렵다면 양을 줄인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개인 접시에 담아 먹는 것. 평소 먹던 양을 대충 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과식이 예상되는 날의 2일전부터 식사량을 줄이기 시작해 당일에는 나물과 같은 야채찬을 충분히 섭취하는 방법도 권장된다.

물론 간식으로 먹는 햇밤 (6개 1백㎈) , 과일 (사과 3분의1쪽, 배4분의1쪽 50㎈) 역시 하루 먹는 총 열량에 포함시켜 계산해야 한다.

환자의 주의 만큼 조리를 맡은 주부의 지혜도 중요하다.

송편 속을 깨대신 콩으로 바꾸고, 식혜와 같은 음료는 환자가 대체감미료를 나중에 타서 먹도록 무가당으로 만드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 또 명절에는 동물성 지방이 많은 갈비 음식이 고혈압.고지혈증 환자를 자극하기 쉬우므로 주부는 살코기 위주로 맛있게 만드는 방법 개발하도록 한다.

李영양사는 "명절연휴 때는 운동량이 부족,가뜩이나 남는 열량이 소모되지 않는 경향이 있으므로 가족끼리 활동적인 게임을 하고, 남의 집을 방문할 때는 자신의 지병과 식사제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먼저 얘기하므로서 음식접대를 통한 과식을 사전에 막아야 할 것" 이라고 충고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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