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체조 좌초위기 … 세계선수권 결승 1명외 모두 탈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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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한국체조가 좌초위기를 맞았다.

90년대들어 세계열강대열에 합류했던 한국체조는 스위스 로잔에서 벌어지고 있는 제33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주형 (대구은행) 만이 간신히 8명이 겨루는 남자개인종합 결승에 올랐다.

이밖에는 남녀단체.여자개인종합.남녀종목별결승진출에 모두 실패했다.

이는 90년대 최악의 성적이다.

한국남자체조는 91년 세계선수권이래 단체전에서 기복없이 8위이내에 랭크돼는 성적을 올렸었다.

특히 유옥렬과 여홍철은 세계선수권등 국제대회에서 항상 우승후보로 꼽히는등 만많치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이들은 근래 95년 세계선수권을 제외한 각종 국제대회에서 최소한 메달 1개이상씩을 차지했다.

여자 역시 비록 메달입상은 드물었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보이며 아시아권에서는 중국.일본을 위협하는 신흥강호로서의 면모를 보였었다.

그러나 이번대회에서는 "체조는 한국선수에 적합하지않다" 는 '악평' 이 나왔던 80년대 상황으로 되돌아간 듯한 인상마저 준다.

한국체조가 결실도 보기전에 좌초위기를 맞은 것은 무엇보다도 후진양성에 소흘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높다.

한국은 지난해 애틀랜타올림픽 뜀틀에서 여홍철이 은메달을 따내는등 20대중반에 접어든 옛스타들이 여전히 국가대표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협회는 여홍철이 2002시드니올림픽까지 뛰어주기를 바랄 정도로 신예 꿈나무들이 부족하다.

지난해 일부에서 국제대회창설등을 통해 꿈나무육성을 위한 붐조성을 시도했으나 결국 체조인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것도 이러한 체조계의 안일한 자세를 반영해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신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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