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예산 1300여억원 낭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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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고등훈련기(T-50) 생산과 관련, 미국 록히드마틴의 주익(主翼) 납품권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으로 넘기는 대가로 국방부가 록히드마틴에 8000만달러(약 930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7일 감사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예산 지출이 부당하다고 보고 KAI에 대해 8000만달러와 이에 따른 세금 약 3000만달러 등 모두 1억1000만달러(약 1300억원)를 추징하라고 국방부에 통보키로 했다.

록히드마틴에 지급된 보상비는 결국 T-50 사업을 추진하는 국방부의 예산부담으로 돌아가므로 이를 계약변경 당사자인 KAI에 물리기로 한 것이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당초 KAI와 록히드마틴은 T-50의 주익 생산을 록히드마틴에서 맡기로 계약했으나 국내에서 생산시 단가를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해 KAI가 요청한 주익 생산자 변경을 승인했다"고 해명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KAI는 록히드마틴이 주익을 공급할 경우 대당 단가는 390만달러지만 KAI가 생산하면 250만달러에 가능하다고 제시했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이에 따라 국내 생산을 통해 모두 1억3000만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고 판단, 록히드마틴에 주익 생산권리 포기 대가(보상비)로 8000만달러를 지급해도 더 이득이라고 봤다는 것이다.

한편 T-50사업은 4조3221억원을 투자해 T-50기 94대를 제작하는 사업으로 주익 분야는 록히드마틴이 생산해 공급하기로 돼 있었다.

임봉수.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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