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증시서 자금조달 갈수록 어려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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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기업이 주식·채권 등 유가증권 공모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대기업에 비해 위기에 취약한 중소기업이 자금 조달에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대기업이 유가증권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5조1872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62% 늘었다. 대기업의 주식 공모는 1년 전에 한 건도 없었지만 지난달엔 3570억원어치를 발행했으며, 회사채 공모(4조8302억원)는 144%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에 비해 주식 공모는 6.8%, 회사채 공모는 13.2% 줄었다.

비록 지난달 대기업의 자금 조달 성적이 전달보다 나빴지만 중소기업에 비해선 양호하다. 지난달 중소기업의 주식공모는 531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84%, 전달보다는 75.6% 급감했다. 중소기업의 회사채 공모는 1년 전보다 119% 늘었지만 공모액은 300억원으로 대기업의 0.6%에 불과했다. 지난해 중소기업의 회사채 공모액도 2490억원으로 전년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아이투신운용 김형호 채권운용본부장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회사채 금리가 낮아지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발행 여건이 좋아지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은행채를 포함한 지난달 기업의 자금조달액은 10조151억원으로 1년 전(11조8669억원)에 비해 15.6% 줄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 후순위채 발행과 증자를 통해 자본 확충에 나섰던 은행들이 채권 발행을 줄이면서 은행채 발행액은 1조1600억원으로 전년(7조8919억원)에 비해 85.3%나 줄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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