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강일구 ilgoo@joongang.co.kr]
우량 회사채의 경우 무엇보다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돈이 장기간 묶일 수 있다는 약점도 최근 보완되고 있다.
◆부자의 전유물 아니다=채권은 자산가들만이 활용하는 재테크 수단으로 인식돼 왔다. 투자금액도 억대 이상 돼야 하는 것으로 아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1만원 이상만 있으면 누구나 채권을 살 수 있다. 삼성증권 고영준 리테일채권파트 차장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1000만원 단위로 여윳돈을 넣는 일반투자자가 부쩍 많아졌다”며 “채권시장에 나타난 의미 있는 변화”라고 말했다.
채권에 대한 일반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주식시장의 향방이 여전히 불확실한 데다 은행 예금 금리도 급속하게 떨어지면서 마땅히 돈을 굴릴 데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은행 예금 금리는 만기 1년짜리의 경우 3%대로 떨어져 있다. 세금과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회사채 금리도 떨어졌다. 하지만 AA급 우량 회사채 중에서도 예금과 비교해 2%포인트 이상 높은 경우가 자주 눈에 띈다. 1000만원을 삼성증권이 판매하고 있는 삼성카드채와 은행 정기예금에 넣는다고 가정하면 3년 후 세금을 모두 내고 난 뒤 남는 이자는 각각 161만여원, 105만여원으로 5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A급으로 눈을 낮추면 7% 후반대의 금리를 내걸고 있는 상품도 많다.
주로 장외 거래되는 특성 때문에 환금성이 주식에 비해 떨어진다는 약점도 있다. 국공채의 경우 대부분의 증권사가 만기 이전이라도 되사주지만 회사채의 경우 사겠다는 사람이 나서지 않으면 되팔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변화의 조짐도 보인다. 삼성증권은 고객이 되팔고 싶어 할 때 회사채를 적극 사주는 ‘마켓 메이킹’을 AA-등급 회사채로 확대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이럴 경우 채권이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아 주식처럼 매매 차익을 거두기도 쉬워진다. 채권 값은 매일 변하는 금리로 할인해 계산한다. 이 때문에 향후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은 그만큼 비싸진다.
◆발품 팔아라=채권에 투자하고 싶다면 우선 증권사 계좌를 열어야 한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이용해 매매할 수 있지만 초보자라면 가급적 창구를 방문해 정보를 얻는 게 좋다. 증권사마다 파는 채권이 다르고 또 같은 채권이라도 금리에서 차이가 난다. 발품을 많이 팔수록 좋은 채권을 좋은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얘기다. 듀레이션·만기수익률·스프레드 등 채권 투자 관련 기본 용어도 미리 익혀둘 필요가 있다.
조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