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재직 이양 서두르는 신한국당…지지율 만회·당결속 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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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여권핵심부가 신한국당 총재직이양 전당대회를 앞당겨 추석연휴 전으로 적극 추진하는 것은 그만큼 위기의식의 반영이라 할 수 있다.

핵심부는 여당후보 지지율 열세라는 위기상황을 뚫고 정국주도권을 쥘 수 있는 단기적 카드로 '이회창 (李會昌) 총재의 조기선출' 과 '이인제 (李仁濟) 선대위원장' 을 생각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총재선출 전당대회축제는 여권의 가라앉은 분위기를 부추기고 대선응집력을 강화하는데 매우 효율적이라는데 핵심부에선 별 이견이 없다.

여권은 7.21 경선축제이후 李대표 지지율이 50%까지 치솟았던 '달콤한 추억' 을 되살리려는 것이다.

시기선정에서 핵심관계자들이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추석이라는 변수. 3당후보 TV토론 (8월27~29일)에서부터 추석연휴로 이어지는 환절기가 여론형성의 중대고비라는 것이다.

고위소식통은 "수천만 유권자가 가족.친척끼리 모여 얘기꽃을 피울 때 '李대표가 다시 힘을 얻는 것 같은데…' 라는 말이 나올 수 있어야 한다" 며 추석전 총재선출의 배경을 설명했다.

핵심부의 구상대로 진행되려면 이인제 경기지사.박찬종 (朴燦鍾) 고문등 경선탈락자의 거취가 어느 정도 순조롭게 정리돼야 한다고 관측통들은 분석한다.

한 관계자는 "이들이 독자행동쪽으로 잔뜩 달아오른 상태에서 조기 총재직이양을 결행하면 이들의 이탈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고 소개했다.

추석전 전당대회 구상과 함께 핵심인사의 배치도 정리되는 것같다.

당정주변에는 '김윤환 (金潤煥) 후임대표' 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희석되고 있다.

한 핵심관계자는 "그를 배제하기엔 사정이 매우 어렵다" 는 말로 분위기를 전했다.

그의 협조가 필요하기도 하거니와 그가 뒷짐지면 경선낙선자의 이탈 못지않게 李대표의 응집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김윤환대표' 일 경우 핵심관계자들은 이수성 (李壽成).이한동 (李漢東) 고문과 김덕룡 (金德龍) 의원의 동참을 유도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이인제지사와 함께 이들을 선대위 지휘부에 적절히 예우하는 방법은 고난도 방정식이다.

이에따라 선대위보다는 지도체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대두되고 있다.

조기 총재선출의 또다른 관건은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의 심리와 레임덕 (권력누수) 문제.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일이 무리없이 진행된다면 金대통령은 李후보 당선을 위해 협조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다" 고 소개했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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