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78)전 총재가 16일 정치 인생 43년 만에 처음으로 피고인석에 섰다.
그는 2002년 6.13 지방 선거를 앞두고 삼성그룹에서 15억4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1961년 5.16 쿠데타로 정치에 입문한 김 전 총재는 9선 의원에 7년4개월 동안 국무총리를 맡았고 4개 정당의 대표를 지냈으며 지난 4월 17대 총선에서 자민련의 참패 후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김 전 총재는 4~5명의 수행원과 함께 검은 양복 차림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피고인석으로 나와 앉은 그는 "일어서야 한다"는 변호인의 지적에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어 주민등록번호.주소.본적을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 미리 준비해 온 메모지를 보며 대답했다.
김 전 총재는 삼성 측에서 15억4000만원어치 국민주택채권을 받았다는 공소 사실을 모두 시인했다. 다만 변호인 반대 신문을 통해 "20년 만기 채권이라 실제 현금화했을 때는 10억원이 조금 넘었으며, 돈은 모두 당 운영비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대검 중수부는 "깨끗한 정치풍토 조성은 국민의 염원이므로 과거 관행을 뿌리뽑는 차원에서도 피고인을 처벌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징역 1년6월에 추징금 15억4000만원을 구형했다.
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