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반대하는 쟁점법 상당수 여당 시절 스스로 추진했던 법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17일 ‘민주당 자가당착 10선’을 발표했다. 현재 민주당이 반대하고 있는 쟁점 법안 상당수가 사실은 민주당이 여당 시절 스스로 추진했던 법안이라는 지적이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장시간 조목조목 사례를 짚어 가며 민주당의 행태를 비판했다. 우선 그는 금산분리 완화 법안을 거론했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이것을 ‘재벌에게 은행 줄래’라며 국민을 현혹하고 있지만 현재 정무위 간사를 맡고 있는 민주당 신학용 의원이 17대 국회 때 금산분리 폐지 법안을 제출했었다”고 공개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은 최근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법안도 ‘MB 악법’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2006년 7월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출총제를 폐지하겠다는 발표를 했었다”며 “자기들이 주장하면 선법(善法)이고 우리가 하면 악법(惡法)이란 건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홍 원내대표는 야당이 반발하고 있는 미디어 관련법에 대해 “민주당 최문순 의원이 2005년 MBC 사장 취임 때 ‘뉴미디어 시대의 생존을 위해 신문·방송 겸영 금지를 풀고 언론사들이 주체적으로 영역을 선택하게 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열린우리당 정부 시절인 2005년 노성대 방송위원장도 ‘장기적으로 신·방 겸영은 허용이 바람직하다’고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통신비밀보호법은 17대 국회 법사위에서 만장일치로 여야가 합의했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은 지난해 2월 대통합민주신당 소속 김원웅 통외통위원장이 질서유지권을 발동해 가며 상임위 상정을 강행했다는 사례 등도 곁들였다.

홍 원내대표는 “이처럼 자기들이 여당 시절 제출해 추진했던 법안을 이제 와서 손바닥 뒤집듯 악법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국익보다는 당리당략만을 생각하는 구태”라고 비판했다.

김정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