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감독, 이대호·김태균이 날 웃겼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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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 대표팀을 지휘하는 김인식(62·한화) 감독이 모처럼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 대표팀의 미국 하와이 전지훈련이 시작되자마자 김병현(전 피츠버그)의 엔트리 제외와 박진만(삼성)의 부상으로 얼굴을 찌푸렸던 김 감독은 17일(한국시간) 이대호(롯데)와 김태균(한화)의 훈련을 지켜본 뒤 “역시 거포야”라며 표정이 밝아졌다.

이대호와 김태균은 첫날부터 3시간30분간의 단체훈련을 마친 뒤 특별 타격훈련을 자청했다. 27세 동갑내기인 둘은 경쟁이라도 하듯 장쾌한 타구를 뿜어내며 호놀룰루의 센트럴 오아후 리저널 파크의 펜스를 연거푸 넘겼다. 김 감독은 이대호의 모습에 “몸 상태가 좋아 보인다. 중심타자답다”고 평가했다. 소속팀 선수인 김태균에 대해서도 “한화에서도 훈련을 열심히 했고,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이대호와 김태균은 이번 WBC에서 지난 10년 가까이 대표팀 중심타자로 활약한 이승엽(요미우리)과 김동주(두산)의 공백을 메우는 중책을 맡았다. 2006년 타격 4관왕(타율·홈런·타점·장타율)의 이대호와 2008년 홈런·장타율 1위에 오른 김태균은 추신수(클리블랜드)와 함께 대표팀의 3∼5번 클린업 트리오로 기용될 전망이다.


이대호는 “태균이와 내가 대표팀에서 잘 때려야 한다. 그동안 선배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면 이번에는 우리가 잘 때려야 팀이 이길 수 있다. 책임감을 갖고 스스로 욕심도 부리고 있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김태균은 “타격훈련 때 생각보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특타를 자청했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이날 훈련 내내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선수들의 몸 상태를 점검한 김 감독은 “이렇게 직접 선수들을 보니 마음이 편하다”며 “타자들의 컨디션이 무척 좋다. 팀에서 몸을 잘 만들어온 것 같다. 당장 경기를 해도 괜찮을 정도다. 투수들도 이미 각 팀에서 연습경기를 치르고 온 것 같다. 몸들이 좋다”고 미소를 띠었다.

김 감독은 전날 엔트리에서 제외된 김병현에 대해서는 “이제 그 이야기는 그만 하자”며 팀 분위기를 다지기 위해 노력했다. 김 감독은 “이미 김병현의 탈락은 확정된 일이다. 여권을 다시 찾았다고 하지만 발목 부상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되지 않았다”며 “이 얘기가 계속된다면 김병현과 선수단 모두에 득 될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표팀은 19일 열리는 한화와의 첫 연습경기에 류현진(한화)을 선발투수로 내세운다.

호놀룰루(미국 하와이)=하남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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