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기 추락참사 원인으로 거론되는 ILS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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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대한항공 801편 추락의 유력한 원인으로 계기착륙유도장치 (ILS) 의 고장이 거론되고 있다.

괌 아가냐 공항의 ILS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착륙고도를 착각해 추락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항공기는 착륙시가 가장 위험하기 때문에 고도의 정밀기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시계 (視界) 비행이 불가능한 경우는 공항 계기착륙유도장치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비행장에 설치된 ILS는 크게 ▶수직유도장치 (글라이드 슬로프) ▶수평유도장치▶활주로방향 유도장치 (Marker beacon) 의 세가지로 구성된다.

항공기는 이들 장치에서 보내지는 전파신호를 받아 착륙위치에 들어간다.

활주로 옆에 설치되는 글라이드 슬로프는 항공기가 적당한 착륙고도를 잡도록 도와주며 수평유도장치는 항공기가 활주로에 똑바로 들어오도록 한다.

세 지점에 활주로와 일직선으로 설치된 활주로 방향 유도장치는 수직으로 전파를 발사해 항공기가 이 위로 지나가 활주로에 접근하도록 유도한다.

항공기는 비행장 6.5~9.3㎞ 밖에서부터 이 신호를 받는다.

조종사는 공항에 접근해 관제탑에서 착륙허가를 받으면 바른 고도를 잡고 서서히 내려간다.

높이가 60~70에 이르면 착륙이냐 재이륙이냐를 최종 결심한다.

이를 결심고도라고 한다.

이때 비행기는 활주로에서 1천50쯤 떨어진 중간 비콘 위를 지나게된다.

조종사는 결심고도에서 착륙지점과 약3도의 각도로 접근해야 한다.

이 각을 잡아주는게 수직유도장치 글라이드 슬로프다.

글라이드 슬로프가 작동하지 않으면 조종사는 계기착륙을 포기하고 조종술과 항공기내 자체장비로 착륙을 시도해야 한다.

보통 시계비행을 할 수 있는 환경은 구름높이 3백 이상, 시정이 5㎞ 이상일때 가능하다.

착륙당시 공항의 기상이 급변했다면 글라이드 슬로프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조종사는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다.

항법전문가인 건국대 이영재 (李永宰.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착륙시 엔진고장이 아니라면 항공기가 안정된 착륙고도를 잡지 못해 사고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 며 공항의 관제기능에 의문을 표시했다.

장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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