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행장은 “지난해 기대 이하의 실적을 내 죄송하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다만 “대손충당금(1조6000억원)과 해외투자 손실(1조원)을 제외한 순영업이익(4조3000억원)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올해는 수익이 나지 않은 점포 30곳을 통폐합하고 현금자동입출금기(ATM) 300대도 줄이는 등 씀씀이를 철저히 관리하기로 했다. 그는 “인천공항에 있는 지점 한 곳과 환전소 5곳을 상반기 중 철수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은 계속 늘린다. 이 행장은 “지난해 11월 정부에서 해외채무에 대한 지급보증을 받으면서 중소기업 대출을 6조1000억원 늘리기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며 “대출 수요가 줄어드는 등 어려움이 있지만 목표를 꼭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은행장들이 모여 중소기업 대출을 연말까지 만기 연장하기로 한 것에 대해 “은행의 건전성에는 부담이 되지만 중소기업이 어려워지면 은행에도 타격이 되는 만큼 적절한 균형을 찾겠다”고 말했다. 건설·조선사에 대한 2차 구조조정에 대해선 “1차 때보다는 기업 규모가 작아 은행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대기업 구조조정에 대해선 “예산 규모가 큰 43개 대기업 중 16개의 주채권은행이 우리은행”이라며 “자체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이 잡힌 것은 없다”고 말했다. 추가 기업구조조정 등에 대비해 정부가 추진하는 자본확충펀드에는 참여하기로 했다. 그는 “기본자본비율을 9% 이상으로 맞추기 위해 2조원 이상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5년 전 발행한 4억 달러 규모의 외화 후순위채를 조기 상환하지 않아 해외 투자자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것에 대해선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원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