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 확성기 꺼졌다…대북방송 15일 0시 중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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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자유의 소리 방송을 들어준 인민군 여러분께 무궁한 행운을 빕니다."

1962년부터 42년간 계속돼온 군사분계선상의 대북방송이 15일 0시를 기해 중단됐다. 북한에 남한 소식을 전하던 대형 전광판도 '평화.화해.협력'이란 글씨를 마지막으로 불이 꺼졌다. 지난 제2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의 합의에 따른 것이다.

14일 오후 11시50분부터 10분간 북한을 향했던 마지막 대북방송은 "자유의 소리는 국내외 소식과 다양한 상식, 즐거운 음악을 방송해 인민군 여러분의 마음을 여는 눈과 귀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며 "지금부터 할 일은 민족 공동 번영과 통일을 앞당기는 남북 합의를 착실히 이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군사분계선상의 대북방송은 남북 간의 첨예한 선전전의 상징이었다. 북한은 90년대 중반 이후 극심한 전력난에 시달리며 대남방송 여력이 약화한 반면 우리 측은 최대 출력으로 방송할 경우 야간엔 약 24km(주간 10여km) 거리에서도 들릴 정도로 치밀한 선전전을 해왔다. 그 때문에 북한은 장성급 회담과 남북 당국자들 간 접촉 때마다 '선전활동 중지'를 요구해 왔다.

남북은 15일부터 오는 8월 15일까지 순차적으로 양측 군사분계선 지역의 전광판.확성기.돌글씨.입간판 등을 모두 철거한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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