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해진 준중형차 … 경기 불황에 더 잘 나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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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야의 최강자인 현대차 아반떼(HD)에 기아차 포르테, GM대우의 라세티 프리미어가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해치백 시장을 개척한 현대차 i30과 왜건형인 i30CW도 그동안 없던 고유 영역을 만들면서 준중형차 시장을 키우고 있다. 그동안 아반떼의 경쟁자 역할을 했던 르노삼성 SM3는 올 중반 모델 변경을 앞두고 다소 주춤한 상태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중형차는 준중형보다 50% 이상 더 팔렸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국내에 금융위기 충격이 본격화하면서 격차가 10∼20%로 줄었다. 값이 싼 준중형차의 인기가 살아난 셈이다. 지난달에는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준중형(1만6056대)이 중형차(1만4171대) 시장을 추월했다.

◆중형차 뺨치는 옵션들=준중형차 시장을 키운 일등 공신은 포르테다. 이 차는 날렵한 디자인과 중형차급 고급 편의장치가 특징이다. 최고급형에는 중형차에서도 보기 힘든 음성인식 DMB 내비게이션과 후진 때 장애물 위치를 표시해주는 수퍼비전 계기판이 달렸다. 또 준중형급으로는 처음으로 모든 모델에 버튼시동 스마트키 시스템을 달 수 있다. 자동요금징수 시스템(하이패스)과 차 안에서 콘서트홀 수준의 사운드를 즐길 수 있도록 한 파워베이스 스피커도 눈길을 끈다.

라세티 프리미어는 웬만한 중대형 수입차에 버금가는 첨단기능이 있다. 준중형 최초로 적용한 6단(수동 겸용) 자동변속기는 가속 성능과 승차감을 높여준다. 연비 개선 효과도 크다는 평가다. 전자식 주행안전제어장치(SESC)는 급감속과 코너링 때 차체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준다. 핸들을 꺾은 것보다 자동차가 더 회전하는 것을 막아 안정감 있는 코너링 주행을 도와주는 CBC(Cornering Brake Control)도 처음으로 달렸다.

또 수입차에나 있던 속도가 높아지면 음량이 커지는 속도감응식 오디오와 버튼 시동장치 옵션도 있다. 추월 때 방향지시등이 세 번 점멸한 뒤 꺼지는 장치도 편리하다. 이 회사 김태완 디자인총괄 부사장은 “외관은 유럽차의 느낌이 나고 실내 인테리어는 고급 수입차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아반떼는 2009년형을 내놨다. 속도에 따라 제동력을 자동으로 배분하는 EBD-ABS를 최저가 모델까지 확대했다. 국산차 해치백 시장을 이끄는 i30도 빼놓을 수 없다. 30대 여성에게 인기인 이 차는 세련된 디자인과 짧은 차체로 주행성능이 뛰어나다. 주차할 때도 뒷부분이 짧아 편리하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i30CW는 i30을 왜건 형태로 길게 늘린 것으로 대형 적재공간이 자랑이다. 자전거 등 레저생활을 즐기는 젊은 층이 선호한다.

르노삼성의 SM3는 전면 유리에 열선을 깔아 와이퍼 결빙을 예방하는 기능이 있다. 준중형 최초로 유아 보조시트를 장착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했다. 올 7월께 나올 새 모델은 르노의 신형 메간을 바탕으로 ‘스포티와 럭셔리의 조화’라는 컨셉트로 개발된다.

◆연비도 좋아 인기=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준중형에 달리는 1.6L 가솔린 엔진(자동변속기 기준)의 연비를 대폭 개선해 모두 1등급을 받았다. 아반떼와 i30의 경우 연비가 기존 L당 13.8㎞에서 15.2㎞로 껑충 뛰어올랐다. 1년간 3만㎞를 주행했을 때 연간 30만원을 아낄 수 있는 수준. 이들 모델과 i30CW, 포르테는 ‘연비 1등급’을 한꺼번에 달성했다.

기아차의 김충호 국내영업본부장은 “포르테는 중형차 옵션을 능가하는 데다 연비도 1등급으로 경쟁차를 추월할 수 있다”고 말한다. 라세티 프리미어는 이달 2일 연비가 15km/L인 디젤 모델을 내놨다. 기존 가솔린 1.6L 자동변속기 차량도 13km/L에 달한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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