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만두업체 대표 자살 네티즌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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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만두 파동에 이어 중소 만두제조업체인 비젼푸드의 신영문(35)사장이 13일 한강에서 투신자살하자 사이버상에서 다시 한번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신 사장의 자살에 대해 정부와 언론의 책임을 강도높게 지적했다. 무엇보다 대기업은 사과 광고 등으로 책임을 피해간 반면, 하청업체격인 중소기업들만 부도 등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됐다는 것이다.

반면"자살로 모든 잘못을 무마할 수 없다"며 사건의 본질을 냉정히 봐야한다는 입장도 있었다. '억울하다'는 신 사장의 유서 내용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가 식품 품질 관리를 소홀히 한 책임은 은근히 제쳐놓고 중소제조업체에만 이번 사태의 책임을 전가한 것이 문제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가장 높았다. 정치권과 관련 공무원들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진정한 쓰레기 만두소"(아이디 'fidesmea')라는 것이다.

아이디가 'whll'인 네티즌은 "만두소를 구입하여 만두를 제조하는 회사들은 생산자이자 한편으로는 소비자이다. 소비자들이 생산단계를 완전히 감시하지 못한 것이 그들의 잘못인가? 이번에 거론되는 업체들도 전부가 피해자이다. 모든 잘못은 영업허가를 해주고, 위생상태를 감시하여야 하는 국가에 있고, 국가가 배상해 주어야 한다"면서 "결국은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되겠기에 담당 공무원들에 대하여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ric2451'이란 네티즌도 "물론 제조업체도 문제지만, 썩은 단무지 공급한 업체에 품질확인 달아준 정부가 더 문제가 아닐지"라면서, "이제 얼마간 만두는 안전해지겠지만 지금 같은 정부 대책으로는 다른 음식 문제가 또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선정적인'마녀사냥'식 언론보도를 지적한 네티즌들도 적지 않았다. 자신을'무식한 사람'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우리나라의 무식한 언론은 쓰레기장같은 작업장 문제를, 무꼬투리를 '쓰레기'라고 표현하여, 무꼬투리로 만든 무말랭이를 사용한 업체를 원가를 줄이기 위해 쓰레기를 재료로 쓴 죽일 놈의 업체로 왜곡시키고, 마녀사냥의 대상으로 돌려버린 것이다. 쓰레기장같은 환경에서 무말랭이를 생산하여 판매하는 업체를 수차례에 걸쳐 적발하고도 이 업체의 물건을 식품검사에 통과시켜 버젓이 유통하게 한, 공무원들의 책임에 대해서는 거의 다루지도 않으면서 말이다"라면서 "언론은 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 언론은 이 사건의 진실에 대해서 제대로 알려야 할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번 자살 사태로 인해 제조업체들에 대한 책임 추궁이 무디어져선 안된다는 입장도 만만치 않았다. 아이디 'spermato'라는 네티즌은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도 "자살한다고 해서 모든 일이 무마된다고는 볼 수 없다. 더욱 더 쓰레기만두업체와 불량식품 유통시킨 업체들을 강경하게 대처할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행인'이란 네티즌도 "소비위축현상을 언론의 선정주의니 정부의 단속부재 탓이니 걸린 놈만 재수없다는 식의 사고로는 결코 소비자의 닫힌 지갑을 열 수 없을 것"이라며 소비자의 신용을 잃은 식품업체들의 자기 반성을 촉구했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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