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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들 몸매관리 '웨이트' 담금질 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4면

'강한 여성이 아름답다' . 28일 오전 10시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W여성전용헬스클럽. 20여명의 주부들이 벤치프레스와 덤벨운동을 하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예전같으면 남자들 중에서도 보디빌더들에게나 애용되던 웨이트트레이닝 (근력운동) 이 여성들에게 새로운 운동종목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몇년전 여성 보디빌더들이 등장했을 때만 해도 근력운동은 일부 특수층 여성의 운동으로 치부됐던 것이 사실. 그러나 신바람 건강학을 주창한 황수관 교수의 여성 웨이트트레이닝 예찬론과 누드모델 이승희의 헬스클럽 이용 모습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근육 (?

) 을 다듬는 여성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해 요즘 여성들이 헬스클럽에서 하는 운동은 단순한 근력운동만은 아니다.

이른바 '서킷 (circuit) 트레이닝' 으로 이는 순환운동을 뜻한다.

서킷트레이닝이란 에어로빅 (유산소성 운동) 과 근력운동을 합친 새로운 운동개념. 근육형이 건강의 상징이었던 50~60년대에서 심폐기능을 중시했던 70~80년대를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탄생한 운동처방이다.

울산대의대 스포츠의학센터 김명화교수 (운동처방) 는 "서킷트레이닝은 심폐지구력과 근육.유연성등 기본체력을 골고루 향상시키는 운동으로 체조와 근력운동.유산소성 운동으로 구성된다" 고 말했다.

체조는 신체의 유연성을, 근력운동은 탄력있고 발달된 근육을, 그리고 유산소성 운동은 심장과 폐의 기능을 높여줌으로써 건강하고 강한 여성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성들에게 강도높은 근육운동이 왜 필요할까. 연세의대 황수관교수는 "여성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근육을 위축시켜 남성보다 체지방 비율이 높다" 며 "근육이 적을 수록 에너지 이용률이 감소, 음식이 소비되지 못하고 지방으로 축적되는 악순환을 거듭한다" 고 말한다.

뚱뚱한 여성들이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찐다' 고 호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근력운동의 필요성은 또 있다.

운동이 부족하면 근육위축과 함께 몸안의 칼슘이 빠져나가 골다공증을 유발한다는 것. 무중력 상태에서 오래 생활한 우주비행사들이 심한 골다공증에 시달리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 고대의대 구로병원 김성곤교수 (정형외과) 는 "우리몸의 뼈는 보통 2년을 주기로 새로운 뼈로 완전히 대체되는데 운동을 통해 뼈를 자극해주지 않을 경우 낡은 골세포를 보충해주는 신생 골세포가 줄어들어 골다공증과 같은 노화가 진행된다" 고 설명한다.

결국 약해진 뼈는 몸무게를 지탱하지 못해 허리를 휘게 만들고, 작은 충격에도 잘 부러진다는 것. 특히 폐경후 여성은 에스트로겐 감소로 인해 매년 2~4%씩 골손실이 발생할 정도로 빠르게 뼈가 약해진다.

또 누워서 생활하는 사람의 골손실은 매달 4%.일반적으로 4시간의 산보가 20시간 누워있을 때의 골손실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랫동안 여성이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 지나치게 근육이 발달해 여성답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오해때문에 근력운동이 기피되어 왔다.

그러나 남성에게서 나타나는 근육발달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성의 경우 근력은 증강하지만 근육이 비대해지지는 않으며, 대신 탄력있고 균형잡힌 몸매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운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심리적인 효과와 면역능력 향상을 빼놓을 수 없다.

운동을 하면 뇌에서 노르에피네프린이나 세로토닌과 같은 생리활성호르몬이 나와 몸을 상쾌하게 할 뿐 아니라 갱년기 우울증과 가사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말끔히 씻어내는 효과가 있다는 것. 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김승태교수 (정신과) 는 "운동은 이밖에도 근육의 긴장을 적절히 이완시켜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외모에 자신이 생겨 대인관계가 개선되는 부수적인 효과도 거둘 수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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