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모험기업] 19.게이브미디어 (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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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몬테소리 영어 학습용 비디오 '통통이 3총사' 를 보면 곰살맞은 토끼.너구리.곰이 여행중 재미있는 대화를 나누며 동심을 자극한다.

선명한 애니메이션.개성있는 캐릭터.톡톡튀는 대사…. 그러나 이 비디오를 만든 회사가 멀티미디어 콘텐츠 전문업체 게이브미디어 (대표 孫東洙.02 - 545 - 4222) 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방송.만화영화.CD롬타이틀 등에 꼭 필요한 애니메이션과 캐릭터를 제작하는 이 회사는 자체 브랜드 없는 '얼굴 없는 주역' 이기 때문이다.

특이한 회사명 게이브 (GAV) 미디어는 그래픽 (G).애니메이션 (A).비주얼 (V).멀티미디어등 모든 분야의 콘텐츠를 만든다는 뜻. 통통이 3총사를 비롯, 'KBS TV유치원' '뽀뽀뽀 3D 타이틀' 등을 만든 이 회사는 관련업계에서는 이미 이름이 널리 알려진 업체. 텔레비전의 방송예고나 뉴스 시작전에 나오는 입체 애니메이션도 모두 게이브의 손을 거쳤다.

서울 논현동 효림빌딩에 자리잡은 이 회사는 영상기획실.편집실.컴퓨터그래픽실등을 갖춰 방송국 같은 분위기가 풍긴다.

서울대 미대 조소과를 졸업한 孫사장이 사업에 나선 것은 지난 94년 12월. MBC와 KBS에서 아트디렉터로 일하던 그는 일본 출장중 NHK방송사에서 컴퓨터 애니메이션 제작과정을 보고 "눈이 뒤집혔다.

" 고 말한다.

그는 후배 한 사람과 독립했다.

"장비가 문제였어요. 좋은 아이디어를 디지털 영상에 담으려면 첨단 시스템이 필요한데 난감했어요. " 그래서 통통이 3총사 제작비 10억원을 몽땅 장비구입에 쓰는등 번돈을 재투자했다.

95년에는 그래픽디자이너.아트디렉터등 전문인력 확보와 재투자로 자리를 잡아갔다.

게이브미디어는 방송 애니메이션에 이어 삐아제 어린이영어 비디오, 만화영어 아마게돈 애니메이션, 세계 여행 CD롬타이틀등으로 지난해 3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제 본격 시작입니다.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로 만화영화.캐릭터.펜시사업등에 착수, 올해 1백억원 매출은 거뜬 합니다.

" 각종 콘텐츠를 앞세워 이제 자사 브랜드로 소비자들과 만나겠다는 게이브미디어는 한국판 월트디즈니의 꿈을 향해 달리고 있다.

양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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