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의 선택> 표분석 … '강한 지도력'이 4인 연대표 흡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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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신한국당 대의원들은 결국 이회창대세론을 수용했다. 그리고 '젊은 변화' 보다 묵직하고 강력한 리더십을 선택했다.

1차 2위에 오르면서 끝까지 생명력을 이어갔던 이인제 바람은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했지만 여권내 권력질서를 바꾸는데는 역부족이었다.

1차는 이회창 41.1%, 반李 4인연대의 합계가 56.7%.결선에선 결과가 거꾸로였다. 산술적으론 이인제후보의 역전이 가능했다. 실제로 그는 40%까지 따라붙는 저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역시 한계가 있었다. 2차의 '이회창 60%' 는 1차에서 그를 괴롭혔던 4인연대의 응집력이 많이 와해됐기 때문이다.

4인연대는 너무 늦게 성사돼 결집력이 허약한데다 2~5위간 표차가 1.8%에 불과할 만큼 4인간의 세력대결이 심했다.

게다가 이인제후보가 이회창후보의 3분의1 정도에 불과한 '약한 2위' 여서 4인연대측 대의원들은 이회창대세론의 무게를 더욱 느껴야 했다.

40%를 넘은 후보를 뒤집어 엎는다는 것은 너무 큰 부담이었을 것이다.

위원장이나 대의원들은 결선에선 후보간의 4인연대를 벗어나 자유롭게 그들이 지지하고 대세라고 인정되는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것이다.

대의원들은 결과적으로 경력.지도력.국정운영능력등에서 이회창후보에게 훨씬 많은 신뢰를 보여주었다.

아울러 위원장이나 대의원의 상당수가 이인제후보보다 윗세대여서 이들이 李후보를 그들의 지도자로 옹립하는 것을 꺼렸을 법도 하다.

이회창후보측의 현장작전도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李후보진영은 사전계획에 따라 2차투표전에 4인연대측 위원장을 집중적으로 접촉해 지지를 끌어냈다.

1차투표는 상대적으로 1위 이회창후보의 부진과 반李연대의 약진을 기록했었다. 4인연대는 2위를 차지하려는 경쟁이 서로를 자극한 탓인지 평균적으로 예상보다 높은 득표를 기록했다.

19일자 중앙일보가 보도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이회창후보는 35.6%를 기록했으며 이 비율로 부동표를 흡수하면 45.8%까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조선일보와 한국갤럽이 18일 조사한 결과로도 그는 43.2%가 나왔다.

이에 비교해봐도 그는 약 2~4% 미달한 것이다.

반면 4인연대는 3인이 약진을 보였다. 중앙일보 조사와 비교하면 이인제후보는 15.4%에서 14.7%로 별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3위 이한동후보는 8.7%에서 14.6%로, 4위 김덕룡후보는 11.3%에서 13.8%로, 5위 이수성후보는 7.8%에서 13.6%로 뛰어 올랐다.

조선일보 조사결과를 놓고 분석해봐도 비슷하다.

이같은 변화는 우선 대의원들에 대한 4자연대의 '자극력' 이 크게 작용한 결과인 것같다.

이회창후보측에서는 4자연대가 경선정국을 불안하게 하므로 대의원의 1위몰아주기.안정심리가 발동해 과반수가 무난할 것으로 분석했는데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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