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50만명 '순결서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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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부모님과 목사님 앞에서 결혼할 때까지 순결을 지킬 것을 서약합니다. " 지난 94년 일부 교회를 중심으로 시작됐던 '청소년 순결지키기 서약운동' 이 범국민적 캠페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95년부터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최훈목사) 와 한국십대선교회 (대표 신정범목사)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이 운동은 교회는 물론이고 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군대.경찰.청년단체 등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 따르면 이 운동에 참여한 청소년이 지난 6월말로 5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한해만 결혼하는 날까지 순결을 지키겠다고 서약한 청소년은 20만명이나 된다.

특히 지난해 8월 여의도에서 마지막으로 열렸던 종교집회인 온누리교회의 '경배와 찬양' 모임에서는 무려 5만명이 한꺼번에 서약을 하기도 했다.

서울 대광고등학교의 경우 전 학년이 모두 순결서약운동에 동참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측이 95년 1월에 발간한 안내책자 5만부가 거의 바닥났다는 사실에서도 이 운동에 대한 열기를 느낄 수 있다.

만 14세 이상 미혼인 참여자들의 남녀 비율은 3대7정도. 서약을 원하는 청소년은 교회나 학교에서 부모님과 목사가 지켜보는 앞에서 서약식을 갖는다.

이때 서약서를 2부 작성, 1부는 교회나 학교에 맡기고 1부는 자신이 보관한다.

부모는 서약을 깨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는 뜻으로 자녀에게 순결메달이나 순결반지를 선물한다.

훗날 결혼하게 될 때 배우자에게 이 순결반지를 증표로 건네면 더없이 훌륭한 결혼선물이 된다.

중.고등학생이 만든 '포르노' 비디오로 한차례 홍역을 치른 뒤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십대선교회는 올 여름에 열릴 각종 청소년수련회에서 순결서약운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서약운동에 관심이 있는 개인이나 단체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02 - 741 - 2782) 나 한국십대선교회 (02 - 557 - 3447) 로 연락하면 안내책자와 설교를 해 줄 목사까지 소개해 준다.

지난 93년 미국 내쉬빌의 한 침례교회의 집회에서 성교육 프로그램의 하나로 시작된 이 운동은 이제 청소년의 성도덕회복운동으로 발전, 한국 등 전세계로 퍼져 나가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서 이 운동의 책임을 맡고 있는 최진숙씨는 "순결서약은 어디까지나 청소년의 자발적인 결정에 따른 것이지만 서약을 하는 자리에 부모님이 함께 함으로써 부모와 자녀가 성문제를 함께 생각해 보는 자리가 되어서 좋다" 고 말한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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