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타이거 우즈 시속 40km 강풍… 이글 행운에 무더기 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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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첫날의 스타는 타이거 우즈 (미국)가 아니었다.

어니 엘스 (남아공).콜린 몽고메리 (영국).그레그 노먼 (호주) , 그 누구도 아니었다.

이날의 최고 스타는 바로 바람이다.

5~6년만에 불어온 강풍이 성적을 좌우했다.

로열트룬GC를 휩쓴 거친 바람은 제126회 영국오픈골프대회를 명성에 걸맞은 대회로 만들었다.

이날 하루종일 쉬지 않고 분 최고 시속 40㎞의 남서풍을 따라 길게 뻗은 트룬GC에서 선수들은 9번홀까지 뒷바람을 맞으며 쉬운 경기를 펼쳤다.

거의 모든 선수가 평균 3백50야드 가까운 장타를 날렸다.

3백64야드의 1번홀에서는 대부분의 드라이브샷이 그린 주변에 떨어졌다.

토미 톨스 (미국) 는 공이 홀컵을 스치며 1온, 이글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전반 9홀의 평균타수는 36.01타로 파에 가까웠다.

그러나 10번홀부터는 사정이 급변했다.

4백야드 이하의 홀이 없는 미들홀에서 강한 맞바람과의 씨름이 시작됐다.

불과 4백38야드의 10번홀은 드라이브샷에 이은 3번 우드샷으로도 2온이 불가능했다.

4번홀에서 4백35야드의 드라이브샷을 날려 기세를 올렸던 우즈도 2온에 실패했다.

이 홀에서 버디를 기록한 선수는 불과 2명. 파가 53명이고 무려 78명이 보기를 범했다.

이어 11번홀은 더욱 어려워졌다.

4백68야드의 이 홀에서 2온은 아예 꿈도 꾸지 못하게 했다.

이 홀에서 평균타수는 4.917로 18홀중 최악의 스코어를 기록했다.

후반 9홀의 평균타수는 5오버파가 넘는 40.10타였다.

9번홀까지 언더파를 기록했던 선수들도 13번까지 지옥의 코스를 거치며 벌어놓았던 점수를 거의 까먹고 오버파로 경기를 마쳤다.

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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