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툰 부대 내달 24일 파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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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툰 부대가 다음달 24일부터 한달간 세 차례에 걸쳐 이라크에 파병된다.

이라크 파병 한국군은 당초 한.미 양국이 합의한 3000명 가운데 2000명을 우선 보내고, 나머지 1000명 규모의 민사(대민 담당)여단은 파병지의 현지 상황과 파병부대의 재건지원 활동 확대 여부에 따라 결정키로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국방부 고위 관계자가 11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7~8월 진행되는 파병에서는 사단사령부(1000여명)와 1개 민사여단(1000여명)만을 보내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다음주 중 당정협의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일단 2000명의 추가병력만 보내는 방안을 검토해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고 다른 정부 관계자가 말했다.

당초 정부는 현재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에 주둔 중인 서희.제마부대 600여명과 한국에서 추가로 보내는 병력 3000여명을 합쳐 파병 규모를 3600여명으로 결정한 바 있다. 자이툰 사단의 편제도 이에 맞춰 각각 1000여명씩의 사단 사령부와 2개 민사여단으로 구성했었다.

국방부의 다른 관계자는 일단 2000명만 추가 파병키로 한 데 대해 "8월 말까지 현지에 전개되는 자이툰 본대의 재건지원 활동과 현지의 안전도 등을 지켜본 뒤 자체 경비나 대민 지원 활동에서 추가 병력이 필요한지를 판단해 남은 민사여단의 파병을 추진한다는 의미"라며 "지금 단계에서 파병 규모가 축소됐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한국군 2000여명의 파병은 다음달 24일 700~800여명 규모의 선발대가 출발한 뒤 8월 중순과 8월 말 세 차례에 걸쳐 이뤄진다. 특전사.해병대.공병 일부와 자이툰 부대 지휘부로 구성된 선발대는 사단사령부 주둔지인 이라크 북부 아르빌 인근의 라쉬킨에서 서희.제마 부대와 합류, 본대 주둔을 위한 숙영지 마련과 이를 위한 경계.경비 활동에 나선다. 한국에 남아 있는 나머지 민사여단은 파병이 결정될 경우 아르빌 서북부의 스와라시에 주둔하게 돼 파병 부대는 두곳에 분산 주둔하게 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최근 유엔에서 다국적군 구성을 승인하는 이라크 결의가 통과된 만큼 파병되는 한국군도 유엔이 정한 다국적군의 일원으로 참여, 유엔 마크와 태극 마크를 양어깨에 부착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날 국회 보고를 통해 자이툰 부대의 임무 지역은 아르빌주 중부와 인접 니나와주 서북부 등 두 지역에 걸쳐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자이툰 부대는 아르빌시 인근의 38㎞ 길이의 순환고속도로 설계.시공에 참여하고, 지뢰 제거사업을 지원하며, 주민 유해 발굴을 위한 DNA 감식장비도 제공할 방침이다. 당초 쿠르드 자치정부는 유해 발굴작업에 직접 참여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정부는 후세인 정권 시절 학살당했던 쿠르드인 유해 발굴은 민감한 정치적 사안이라고 보고 직접 참여를 거부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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